[FE금융경제신문=정순애 기자] 중국산 자동차부품을 국산으로 속여 해외로 수출한 자동차 부품시장과 국내에 유통시킨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적발됐다.

관세청 대구본부세관은 중국산 자동차부품을 수입해 국산으로 허위 표시한 후 해외로 수출하고 국내 자동차 부품시장에도 유통한 3개 업체를 대외무역법 및 관세법 위반 혐의로 적발,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약 325억원(원산지 허위표시 수출액 110억원, 원산지 허위표시 국내 판매액 215억원) 규모의 중국산 자동차 부품 총 626만점을 수입한 뒤 원산지를 속인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수입시 원산지를 미표시한 부품에 ‘MADE IN KOREA' 표시를 각인하는 수법 등으로 국산으로 둔갑시켜 국내외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산으로 위장한 중국산 자동차부품은 서울 장안동 등 국내 자동차 부품시장에 판매됐으며 중동과 동남아시아, 남미 등지에도 수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청 측은 이는 해외 바이어들이 중국산보다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국산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들 부품은 국산 정품보다 약 30~50% 정도 낮은 가격으로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산지 위조 자동차부품들은 모두 탑승자 안전과 직결되는 조향장치나 현가장치다.

조향장치는 자동차 바퀴가 굴러가는 방향을 조종하는 장치다. 스티어링 시스템(steering system)이라고도 한다. 핸들에서 바퀴까지 이어지는 부품들이다.

현가장치는 자동차 바퀴와 차체를 연결하는 장치로 서스펜션(suspension)이라고도 한다. 노면 충격 흡수와 자동차 바퀴 노면 접지력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동일 부품을 국내에서 제조, 납품하는 업체 연구소에서 품질 테스트 한  결과 일부 부품의 경우 국내 모 완성차 업체가 요구하는 납품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본부세관은 창고에 보관하다 적발된 자동차부품 9만여 점에 대해 즉각 시정명령하고 판매 완료한 부품 427만여점에 대해서는 과징금 약 6억3000만원을 부과했다.

앞서 지난 3월 대구본부세관은 지역 내 일부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값싼 중국산을 국산으로 속여 자동차 부품시장에 판매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해 왔다.

관세청 측은 "외국산 부품을 한국산으로 허위 표시해 수출하는 행위가 해외 바이어들에게 국산품에 대한 불신과 장기적으로 국가 신인도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국산 자동차부품 산업 보호와 국민 안전을 위해 외국산 자동차부품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하거나 해외로 수출하는 행위에 대해 전국적으로 조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2017년 기준 약 20%가 대구·경북 지역에 집중돼 있으며 지역내 자동차 부품업계 연간 매출은 19조4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