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문화콘텐츠 팀 꾸린 IBK기업은행, 여름 개봉 영화에 총 31억5000만원 투자
수출입은행, 애니메이션 레드슈즈에 총 10억원 대출…자금력 부족한 중소제작사 지원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새로운 수익 창출 및 우수 콘텐츠 발굴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국책은행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에 이들이 올해 여름 극장가에서 수익률 대박 ‘노다지’를 찾아낼지 주목된다.

학생들의 여름방학과 직장인들의 휴가철에 맞물려, 여름 극장가에도 본격으로 성수기가 찾아왔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투자사로 참여한 영화도 개봉을 줄줄이 앞두고 있어, 투자수익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투자한 영화 중 가장 먼저 개봉한 영화는 지난 25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레드 슈즈이다. 기업은행은 해당 영화에 5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이달 31일에는 통 크게 총 11억2000만원을 투자한 사자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기업은행은 직접투자로 8억원, 간접투자로는 3억2000만원을 투자했다. 내달 7일 개봉 예정인 봉오동 전투에는 직접투자로 총 10억원을 지원했다.

내달 21일 개봉할 광대들:풍문조작단에는 5억3000만원을 투자했다. 직접투자 방식으로 3억8000만원, 간접투자로는 1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작품 발굴을 위해 배급사, 제작사, VC(벤처캐피탈), 영업점 추천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투자가치가 있는 작품을 찾아낸다”며 “작품 시나리오 등에 대한 내부 논의와 외부전문가 의견을 참고해 기업은행 투자 기준에 따라 적정성을 검토 해 투자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012년 국내 금융계 최초로 문화콘텐츠 팀을 개설한 기업은행은 투자 성공·실패요인을 분석하고, 향후 투자 시 체크리스트를 보완해 투자모형을 구축해오고 있다.

문화콘텐츠팀은 영화·드라마·공연 등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하는 프로젝트 투자, 콘텐츠 유망기업이 발행한 주식 또는 주식연계증권 인수하는 지분투자, 문화콘텐츠분야 전문 투자운용사를 통한 간접투자, 문화콘텐츠 중소기업에 대한 융자를 지원하는 금융지원 등을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시스템 구축을 통해 지난해 기업은행이 투자한 영화 17개 중 9개가 손익분기점을 초과 달성하며 52.94%의 투자 성공률을 이뤄냈다.

이러한 투자시스템으로 기업은행은 지난여름 극장가에서도 쏠쏠한 재미를 봤다. 작년 6월 개봉한 탐정 리턴즈를 통해 수익률 95%를 달성했고, 직·간접적으로 20억원을 투자한 신과 함께 영화 시리즈 중 지난 2018년 8월에 개봉한 신과 함께-인과연은 수익률 133%을 기록했다.

기업은행의 안목은 여름 극장가에서만 통하지 않았다. 지난 2018년 2년 개봉한 검사외전은 160%의 수익률을, 같은 해 10월 개봉한 영화 럭키는 20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1월 개봉하며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깜짝 흥행을 한 극한직업에서는 300%의 수익률을 달성해 소위 대박을 쳤다.

수출입은행은 제작사의 대출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영화 시장에 뛰어들었다.

수익성을 염두하고 투자에 나서는 일반 시중은행과 달리 수은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제작사 지원 및 무형자산의 가치 평가를 위해 영화 제작에 소요되는 제작자금을 대출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올해 여름 수은도 레드슈즈에 총 10억원을 대출지원 했다.

수은 관계자는 “실사영화와 달리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경우 국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대부분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이 차지하고 있는 등 입지가 열악하다”며 “이에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국산 애니메이션을 지원함으로써 글로벌 수준의 애니메이션 완성과 외화가득효과 제고에 기여하고자 지원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근 할리우드 리메이크가 확정된 영화 악인전에는 4억원을 지원했으며, 손익분기점 200만명을 돌파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17년 개봉한 강철비도 손익분기점 400만명을 넘어 445만명을 달성하기도 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과거 예대마진 위주의 단순한 수익구조에 탈피하지 못하면 더 이상의 성장은 힘들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산업인 문화콘텐츠 시장에 주목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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