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대비 수익성 높은 부동산신탁 ‘황금알 낳는 거위’로 평가 받아와
부동산 협의체 신설·부동산 신탁사 인수…계열사와 시너지 효과 기대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비은행 강화’에 잰걸음인 금융지주들의 눈길이 부동산신탁으로 향하고 있다.

부동산신탁은 부동산 소유자에게서 권리를 위탁받아 부동산을 관리·개발·처분하고 그 이익을 돌려주는 사업으로, 이 과정에서 신탁회사는 수수료를 받는다. 지난해 국내 부동산신탁회사 11곳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30억원(0.6%) 증가한 5077억원으로, 11곳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금융지주사들은 신용등급이 높은 덕에 자금조달이 쉽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고, 자회사들과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부동산 신탁사업을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평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부동산신탁사업 진출에 나서고 있다.

이미 지난 5월 부동산 신탁사인 아시아신탁을 15번째 자회사로 편입하며 부동산 신탁업에 뛰어든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7일 회장 직속 부동산금융 컨트롤타워인 ‘그룹 부동산사업라인 협의체’를 정식으로 출범시켰다.

이번에 신설된 협의체는 그룹 부동산전략위원회, 그룹 부동산금융협의회, 그룹 WM부동산사업협의회 3단계로 구성된다.

부동산전략위원회는 조 회장이 직접 지휘하며, 유관 그룹사 CEO, GIB(글로벌자본시장), WM 사업부문장 등이 참석해 부동산 사업의 전략 방향과 협업 성과, 협의체 업그레이드 등을 주관한다.

앞으로 신한금융은 협의회를 중심으로 그룹 역량을 집중시키는 한편,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조 회장은 “부동산 사업라인 협의체를 중심으로 부동산 금융을 활성화함으로써 부동산 자산 활용에 대한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도 지난달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하며 부동산 신탁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제자산신탁은 차입형 토지신탁의 비중이 매우 낮은 편에 속해, 부동산 경기가 위축될 경우에도 리스크가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우리금융은 부동산 개발, 대출, 자문, 투자 상품화 등을 아우르는 종합 부동산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은행과 대체특화 자산운용사 등 계열사와 협업체계를 구축해, 부동산 개발금융 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갈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그룹 내 계열사를 컨트롤 하는 조직인 그룹 내 ‘시너지추진팀’을 중심으로 부동산금융협의회를 개최하고 있다. 앞으로 은행과 증권·대체투자산운용 등 부동산 개발, 투자 등에 전문성을 갖춘 계열사들을 연계해 서비스 출시 및 리테일 부문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KB금융 역시 KB부동산신탁을 통해 도시정비사업·리츠 등 신사업 부문 확대를 통한 사업 및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은 2분기 145억원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은행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금융지주 입장에서 부동산 신탁업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자사 브랜드 이미지 및 금융계열사의 영업채널을 통해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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