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제약.바이오주 타격... 지수 하락과 거래규모 크게 줄어
코오롱티슈진 인보사 사태를 시작으로 에이치엘비·신라젠 등 잇따라 실망시켜
공매도 금지 조치 주장도 제기...코스피 시장 활성화 대안 될 수 없다는 의견

 

[FE금융경제신문= 김다운 기자] 코스닥시장 흔들림이 심각하다. 코스닥시장의 기둥인 대형 제약.바이오주가 타격을 입으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수 하락과 거래규모가 크게 줄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지난 4월 15일 766.75를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며 5월29일 700선이 무너진 691.47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600선 아래에서 등락을 거듭한 지도 일주일이 넘자 투자자들의 주식 거래 규모도 크게 감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와 코스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8조593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별로는 코스피가 4조4290억원, 코스닥시장이 4조1647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심리를 읽을 수 있는 또 다른 지표인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지난달 1일 5조6171억원에서 이달 1일 5조58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지난 8일 기준으로는 4조366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코스닥시장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코스닥 시장을 이끌어왔던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실망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사태를 시작으로 에이치엘비·신라젠 등도 잇따라 실망스러운 소식을 전하면서 바이오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버린 것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에 이름을 올렸던 신라젠, 에이치엘, 코오롱티슈진 등 3개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개인 투자자들의 코스닥 시장 이탈은 투자자별 매매동향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최근 일주일 동안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1485억원 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고 기관은 16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165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별 종목의 낙폭이 커지자 주식을 사들였던 개인투자자들의 손절매가 급증했고 증권사에 돈을 빌려 투자한 종목들을 대상으로 한 반대매매가 늘어나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싼값에 주식을 사들이는 이삭줍기를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자 개인투자자들 중심으로 정부가 나서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우는 공매도를 규제하며 코스닥 시장의 하락세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증시가 불안정한 시기에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들이 공매도 추진할 경우 해당 종목의 주가 하락을 부채질할 수 있어 이를 강제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다만 공매도 규제는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추가 급락을 막을 뿐 기업의 기초체력에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코스피 시장 활성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공매도 금지를 검토 해보는 것은 가능할 수 있지만 지금이 경제위기에 준하는 상황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글로벌 시장 전체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공매도를 제한한다고 증시가 상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응급조치로 공매도 금지를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나 사후적인 여러 연구를 보더라도 매우 유용한 정책이었다고 보긴 힘들다"며 "당국에서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극단적인 상황에 대비하는 작업이 필요하나 현 시점이 극단적인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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