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판 상품·사회공헌활동·다큐 제작 등 다양한 이벤트 마련
3·1운동·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관련 마케팅 열기 이어져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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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최근 몇 년 동안 금융권에서 자취를 감췄던 광복절 마케팅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일제 강제동원 관련 한국 대법원의 배상판결 이후 일본의 계속된 경제보복으로 한·일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으며 반일감정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14일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국내 시중은행들이 고객 유치 및 이미지 제고를 위해 광복절 맞이 ‘애국 마케팅’을 내놓고 있다. 과거에는 특판 상품 판매에 치중했다면, 올해에는 사회공헌활동, 자체 다큐 제작 및 독립군 관련 영화 관람권 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됐다.

우리은행은 8.15 광복절 74주년과 우리은행 창립 120주년을 기념해 ‘우리 특판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6개월짜리 특판 정기예금으로 최고 연 1.7% 금리가 제공된다. 최소 가입금액은 개인당 100만원으로 총 3000억 한도 내에서 선착순 마감한다. 상품 가입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스타벅스 시즌한정 텀블러(120명) 및 퍼플콜드컵(815명)을 사은품으로 증정한다.

이외에도 우리은행은 독립군과 일본군의 전투를 다룬 영화 ‘봉오동 전투’ 관람권 증정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13일까지 신용대출을 신규 약정하거나 SMS, 이메일 등을 통한 마케팅에 최초 동의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추첨을 통해 1899명에게 영화 관람권을 제공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앞서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대한이 살았다’ 영상 제작을 했으며, 이후 1억원의 후원금을 조성해 15일 열리는 3·1독립선언광장 준공식에 기부하는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3·1독립선언광장은 서울시가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3·1독립선언서가 선포됐던 서울 인사동 태화관길에 조성될 기념 광장이다.

IBK기업은행은 오는 15일 16일 양일간 광복절에 맞춰 자체 제작한 2부작 다큐멘터리 ‘연해주에 남겨진 별들’을 지상파 방송을 통해 송출할 예정이다. 해당 콘텐츠는 일제강점기 러시아 연해주에서 항일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독립투사 최재형, 이범진, 이위종 3인방과 그 후손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Sh수협은행 14일, 제74주년 광복절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0814,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손글씨 쓰기 이벤트를 마련해 오는 19일까지 진행한다.

참여방법은 해당 문구를 손글씨로 적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고 다음 릴레이를 이어갈 3명을 지목하면 된다.

이벤트 참여자 중 추첨을 통해 당첨된 70명에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을 후원하는 ‘희망나비 팔찌’와 故 김복동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제작한 영화 ‘김복동’ 예매권을 증정한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올해로 74주년을 맞는 광복절의 고귀한 의미를 기억하고 지난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많은 분들께 알리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기획했다”며 “이번 이벤트를 통해 올바른 역사의식을 함양하고 일제하에서 잊지 못할 고통을 당하신 할머니들을 돕는데 작으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방은행도 애국마케팅 열풍에 적극 뛰어들었다.

BNK부산은행은 12일부터 광복 74주년 기념 정기예금 특판을 실시해, 연 1.74%의 금리를 제공한다. 8.15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겨 총 815억원 한도로 진행한다.

특판 정기예금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총 74명에게 영화 ‘봉오동 전투’ 관람권을 1인당 2매씩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김용규 부산은행 마케팅추진부장은 “고객들과 함께 광복 74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이번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역 고객과 함께하는 다양한 마케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DGB대구은행 역시 오는 16일까지 1년짜리 '파랑새 적금'에 가입하는 고객(1인1계좌·신규금액 20만원 한도)에 최고 연 3.1%의 특별금리를 제공한다. 아울러 대구 수성동 본점 앞에서 대형 태극기와 태극기 바람개비를 설치해 포토존을 운영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2015년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금융권에서 관련 마케팅이 쏟아져 나왔지만, 올림픽이 있었던 2016년을 기점으로 광복절 마케팅에 대한 기대효과가 줄면서 시들해졌다”고 귀띔했다.

“다만 올해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올 초부터 3·1운동 관련 마케팅이 꾸준히 나왔고, 최근 일본 경제 보복으로 반일감정이 고조되면서 그 인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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