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 투자 수요 증가·환경에 대한 관심·이미지 제고 효과 ‘톡톡’
우리·신한·현대 카드사 등 ESG채권 발행…자금조달 다변화 잇달아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금융회사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 강조되면서 카드업계의 지속가능채권(ESG) 발행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ESG 채권은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등 공공이익을 강조한 특수목적 채권으로 사회적 가치 증대, 취약계층 지원, 고용 창출 등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된다.

이전에는 주로 국제기구나 공공기관에서 발행했다. 그러나 최근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면서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를 위해 일반기업들의 참여가 늘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일반 카드채 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지난달 30일 현대카드는 국내 카드업계 가운데 최초로 2400억원 규모의 원화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그린본드는 신재생에너지 및 환경 개선 산업 등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지원 등 자금 조달을 위해서 발행하는 공익적 성격의 특수 목적 채권이다.

현대카드는 그린본드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현대·기아자동차의 전기차와 수소차, 하이브리드 차량 등 친환경 차량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며, 채권의 만기는 2~7년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안정적이고 정기적인 ESG 채권을 공급하기 위해 자체 수요예측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적정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며 “그린본드 발행을 통해 정부의 친환경 자동차 정책과 국내 ESG 채권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카드 역시 지난달 28일 1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발행에 성공했다.

이번 ESG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신한카드는 추석 연휴 중소가맹점 지급 주기 단축 등 사회 공동체적 가치를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평균 만기는 4년7개월가량이고 평균 금리는 1.4% 수준이다.

특히 신한금융그룹과 신한카드가 실천하고 있는 다양한 지속가능경영 프로그램을 투자자들에게 알리고 소통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뜻 깊다.

우리카드 역시 지난 4월 사회적 책임투자(SRI)에 관심 있는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0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조달된 자금은 영세·중소 가맹점에 대한 카드결제대금 지급을 위해서 사용되며, 우리카드는 국제자본시장협회(IMCA)가 제정한 관련 가이드라인인 ‘사회적 채권 기준’에 부합하는 내부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해당 기관으로부터 검증보고서를 취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해외에서는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ESG채권을 발행하는 모습이 보기 어렵지 않다”며 “최근 국내에서도 금융그룹을 중심으로 지속가능 성장을 강조하면서 ESG채권 발행에 소극적이었던 카드사도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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