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간 무역갈등으로 일본 상품·여행 불매운동으로 실적이 '뚝'
추석 연휴 이후에도 고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해외여행 수요 둔화 따라 수급 악화... 9월 실적 더 우려

 

[FE금융경제신문= 김다운 기자] 항공업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여름은 휴가 시즌 등으로 항송사들에게는 성수기이지만 올해는 한·일 간 무역갈등으로 인한 일본 상품·여행 불매운동으로 실적이 뚝 떨어졌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전체 여객 수는 1428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1%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내선 여객 수는 610만명으로 8.8% 늘어난 데 반해 국제선 여객 수는 818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제선 여객 수는 외항사들이 13% 늘어난 반면 8개 국적사 기준으로는 정체를 보였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여객 증가가 역대 가장 낮은 3%에 머문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국적사들의 성장이 멈춘 것은 2015년 7월 메르스사태 이후 처음이다.

한·일 갈등으로 인해 일본여행에 대한 보이콧이 이 같은 실적에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지역별 총 여객 증가율은 ▲중국 13% ▲동남아시아 19% ▲미국 4% ▲유럽 10% 등을 기록한 가운데 일본의 경우 20% 감소했다. 국적 LCC들의 경우 일본노선이 공급에서 40% 가량을 차지하는데 8월 여객 수가 24%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주요 항공사들의 주가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일 갈등이 본격화하기 이전인 지난 6월 28일(보통주·종가 기준) 대한항공의 주가는 2만8950원이었지만 이달 10일에는 2만2900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아시아나항공도 당시 5490원이었다가 7월에 다소 상승하는 듯하더니 이달 10일 기준 5400원으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제주항공 역시 같은 기간 3만3150원에서 2만3900원으로 하락했다. 진에어는 2만1100원에서 1만4200원, 티웨이항공은 에어부산은 6630원에서 4925원으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추석 연휴 이후에도 고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여름 성수기 효과마저 기대하기 어려운 9월에 더 실적이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월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 이전에도 해외여행 수요 둔화에 따라 수급이 악화된 가운데 3분기 여객 성수기에도 효과를 보지 못한 채 4분기에 다시 비수기에 진입하게 되는 분위기다.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연구원은 "일본여행 불매운동 영향으로 항공사들은 일본 공급을 줄이고 있다. 감편계획은 지방발이나 일본 2선 도시에 그치지 않고 주요 인기노선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LCC들은 일본을 대신해 최근 수요가 올라오는 동남아와 새로운 수권을 확보한 중국노선을 키운다는 방침이나 일본 대비 수익성이 낮은데다가 공급이 일시에 몰리면서 경쟁은 심화되는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현재로서는 성수기 효과마저 사라지는 9월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라 실적의 바닥을 가늠하기 어려운 시점이기 때문에 항공업종의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낮춰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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