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중 무역전쟁 향방에 시장은 일년내내 ‘오락가락’
2. 암울하게 출발... 일년 잘 버틴 힘으로 2020년을 기대
3. 소비자가 뽑은 ‘좋은 증권사’…미래에셋대우 1위 ‘우뚝’
4. ‘퇴직연금 200조원을 잡아라’ 증권사 각축전 ‘활활’
5. 증권사 알찬 수익원 ‘부동산 IB’, 좋은 날 갔다.
6. 증권사들, 리스크 관리 ‘발등의 불’ 떨어졌다

1. 미중 무역전쟁 향방에 시장은 일년내내 ‘오락가락’
글로벌 경제와 마찬가지, 우리 증권시장도 일년내내 미중 무역갈등과 협상 상황에 따라 오락가락했다. 허나 연말에 미중 무역협상 1차 협상안 타결에 따라 국내 증권가에서는 올해 연말을 기점으로 내년까지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 유입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년 반 넘게 이어지며 글로벌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미중 무역분쟁이 마무리국면에 접어들며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 돼 외국인 자금 유입 현상이 나타나 국내 증시도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는 예상에서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초 1100원 선에서 거래됐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됨에 따라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8월에는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무역갈등이 겹쳐 원달러 환율은 1223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미중 무역협상의 1단계 타결이 원달러 환율을 안정화 시키는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다고 예상하는 한편 교역량 증가로 국내 제조업의 수출이 개선될 수 있다고 점쳤다. 
중국의 미국 수출이 늘어나면 중국에 대부분 중간재 형태로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이 물량도 늘어날 수 있고 기업의 실적 증가는 국내 증시 상승세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증권가에서는 1단계 무역 합의가 이뤄지면 원달러, 달러-위안 환율은 각각 1150원, 6.7위안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2020년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미뤄뒀던 기업들의 설비 투자 확대를 동반하며 제조업 경기의 빠른 개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또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은 투자심리 개선에 우호적인 영향을 줄 것이며 향후 교역량 증가로 이어지며 한국 수출 개선 기대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나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 암울하게 출발... 일년 잘 버틴 힘으로 2020년을 기대
2019년 국내 주식시장 출발은 ‘암울’ 그 자체였다. 코스피는 한때 1800대까지 떨어지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증권가에서는 2020년 역시 눈에 띄는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딱히 눈에 보이는 호재가 없다.
최대 변수는 역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0월 ‘스몰딜’까지 도달했지만 시장은 만족하지 못했다. 포괄적인 합의가 없다는 말은 곧 언제라도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미국 대선도 불안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외교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국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다. 민주당이 집권해도 주식시장이 좋아질 것은 별로 없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기업과 부자 과세를 늘리고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확장, 주식시장 주도주가 바뀌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전히 불편한 남북·미북 관계도 주가를 끌어내릴 변수다.
물론 호재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2020년 코스피 기업 순이익이 120조원에 달할 경우 코스피지수가 2400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한다. 미국과 한국의 연이은 금리 인하로 인한 유동성 확대도 기대 요인이다.
증권전문가들은 “2019년 경기 부진으로 기저효과가 생겼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반도체 수출 개선과 국내 기업의 실적 향상 여부가 2020년 주가를 가를 것”이라고 말한다.

3. 소비자가 뽑은 ‘좋은 증권사’…미래에셋대우 1위 ‘우뚝’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가 금융소비자 단체가 선정한 ‘2019년 좋은 증권사’ 1위에 올랐다. 삼성증권은 2위, NH투자증권은 3위로 꼽혔다.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이 국내 56개 증권사의 재무성과 등 공시정보와 소비자 설문 등을 종합한 결과 2019년 좋은 증권사 1위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했다.
금소연은 2013년부터 2년마다 좋은 증권사를 선정해왔다. 2013년과 2015년에는 삼성증권, 2017년에는 NH투자증권이 좋은 증권사 1위에 올랐다.
미래에셋대우는 옛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병한 직후인 2017년 평가에서는 5위에 그쳤다. 불과 2년 새 순위가 4계단 상승하며 처음 1위(92.74점)를 차지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대우는 안정성과 건전성에서 각각 1위에 올랐다. 금융사의 재무건전성 척도인 순자본비율은 미래에셋대우가 작년 말 기준 1669%로 증권업계 평균(352%)을 훨씬 웃돌았다. 미래에셋대우의 총자본(8조5000억원)과 총자산(66조6800억원) 등도 업계에서 독보적 지위에 올라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평가를 위해 금소연은 금융·경영·소비자학 등 각 분야 대학교수 및 전문가들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 평가기준을 수립했다. 조연행 금소연 상임대표는 “이번에 발표한 좋은 증권사 순위는 56개 증권사의 개별정보를 안정성, 건전성, 수익성 및 소비자성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평가한 만큼 소비자의 증권사 선택에 유용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4. ‘퇴직연금 200조원을 잡아라’ 증권사 각축전 ‘활활’
2019년 퇴직연금 시장이 2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주요 증권사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 저조한 수익률 탓에 ‘쥐꼬리 퇴직연금’이란 오명을 벗고 은행·보험사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증권사들은 연금사업 강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1월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이 9조4000억원에 달했다. 올들어 8000억원 가량 늘어난 실적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실적배당형상품 비중을 전체의 35%로 높였다. 퇴직연금 수익률 부진의 원인이 무관심과 원리금보장상품 중심의 운용에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속적인 상품교체 등을 통해 수익률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2010년 8월 출시한 ‘퇴직연금 랩’은 자산운용 전문가가 고객의 연금자산을 알아서 관리해 주는 상품으로, 현재 2만여명의 고객, 약 9000억원의 운용자산을 관리 중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선주다툼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11월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5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한국투자증권은 2018년말 기준 DC형 퇴직연금 10년 수익률 연 4.78%로 전체 사업자 중 1위를 기록했다. 최근 3년 증권업권 내 시장점유율 증가율도 가장 높았다.
삼성증권은 지난 3분기 IRP 잔고가 1조원을 넘어선 후 1개월 만에 퇴직연금 총 잔고가 4조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성장의 비결에는 DB, DC, IRP 부문의 유기적 선순환이 꼽힌다. 타사 대비 삼성증권은 각 유형별 잔고 편차가 적다.
NH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달 말 기준 3조원에 육박한다. 대표 상품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자산선택 스코어링 시스템’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QV솔루션 펀드시리즈’다. 리서치 역량을 결합한 글로벌 자산배분 핵심 포트폴리오 재간접펀드 상품으로,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라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매월 자산전략배분위원회를 개최해 자산 래밸런싱을 실시하며, 고객의 성향, 자금 유형별 리스크를 조정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KB증권은 지난 11월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이 1조7593억원에 달했다. KB증권은 차별화된 연금자산 컨설팅을 위해 KB국민은행과 KB증권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는 ‘자산관리 전략위원회’를 통해 자산군별로 시장상황을 분석하고 리서치를 통해 최적의 전략을 제시한다.
 
5. 증권사 알찬 수익원 ‘부동산 IB’, 좋은 날 갔다.
증권사 수익의 최대 절반가량을 담당해왔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금융’은 대부분 투자은행(IB) 수수료 수익으로 잡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마다 늘어나던 IB 수수료 수익이 내년에는 감소 전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는 지난 3분기 주요 증권사 5곳(미래·삼성·NH·한투·키움)의 IB 및 기타손익이 3203억원으로 전기대비 7.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원화 약세로 해외 부동산 딜에 대한 수수료 수익이 ‘서프라이즈’ 수준이었지만 해외 부동산 투자 매력이 줄어들고 있어 내년에는 이것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최근 증권업계는 국내외 부동산 신규 거래는 진행하지 않고, 기존 계약을 관리하는 상황으로 돌아섰다. 해외 오피스 빌딩 신규 매수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이미 인수한 부동산을 재판매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과 관련해서도 24조원에 달하는 우발채무를 줄이는 분위기다.
국내 증권사 7곳은 파리의 오피스 빌딩 7개를 동시에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미래에셋대우가 1조1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마중가 타워는 7월 초 거래계약 종결 이후 3개월 안에 재판매할 계획이었으나 지연되고 있다.
국내 증권사는 해외 오피스 빌딩을 매입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한 대형 증권사의 부동산금융 담당 임원은 "해외 오피스 빌딩 인수전은 중국 금융기관이 발을 빼면서 한국만 남았고, 한국마저 보수적으로 돌아서면서 일부 빌딩은 가격이 하락하는 등 부정적인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300억원 규모의 부실여신이 발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한 사업장의 시행사가 시행이익유동화 자산담보대출(ABL·Asset Backed Loan)을 받았는데 원리금을 3개월 넘게 연체했다. 이 대출은 개발사업 과정에서 사업비가 예산을 초과했을 때 시행사가 향후 발생할 시행이익을 담보로 받는 대출이다. 최근 사업장에 대한 정부 및 지자체의 관리감독이 강화되면서 사업비가 증가해 시행이익유동화 ABL을 받는 시행사가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권에서 부동산대출이 연체되는 일은 많지 않다 보니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그럭저럭 버티고 있지만 지방의 소규모 딜은 실제로도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6. 증권사들, 리스크 관리 ‘발등의 불’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가 ‘소비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에 열중하고 있다. 올해 들어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과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을 겪으면서 얻은 경험이다.
특히 증권사들은 연말 조직개편 시즌을 맞아 소비자보호부서를 본부급으로 격상시키는 등 변화의 폭이 확대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금융 소비자 보호를 전담하는 부서를 본부급으로 격상시키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NH투자증권은 금융소비자보호본부를 기존 준법감시본부에서 분리, 신설하고 산하에 금융소비자보호부를 편제했다. 아울러 양천우 금융소비자보호본부장을 최고소비자보호책임자(CCO)로 독립 선임했다.
미래에셋대우도 기존 컴플라이언스본부 산하에 있던 금융소비자보호팀을 금융분쟁조정팀과 합쳐 금융소비자보호본부로 승격시켰다. 유안타증권도 금융소비자보호본부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금융위원회의 ‘금융소비자 보호 모범규준’을 반영해 이같은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금융위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시행 전 금융사의 소비자보호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기존 금융소비자 보호 모범규준을 개정·연장했다. 개정된 모범규준은 금융사의 독립적 CCO 선임을 유도하기 위해 선임 기준을 구체화했다.
CCO 선임 기준은 증권업권의 경우 자산 10조원 이상이고 민원건수가 과거 3년 평균 비중 해당 권역 내 4% 이상일 시 해당된다. 독립적 CCO 선임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회사는 현재와 같이 준법감시인이 CCO 겸직할 수 있게 허용했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모범규준 요건을 충족한다. 이중 미래에셋대우는 정유인 금융소비자보호본부장을 CCO로 독립 선임했다.
금융위는 CCO가 상품개발-영업-계약-사후관리 등의 소비자 관련 업무 전반에서 소비자 피해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하도록 이같이 모범규준을 강화했다. CCO는 소비자 보호 내규를 위반하거나 중대한 소비자 피해 우려 등이 발생한 경우 조사 이후 결과를 대표이사에 보고하도록 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0월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투자상품부 산하 고객수익률관리팀에 감리 기능을 추가해 IPS본부 산하 상품감리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해당 부서는 기업금융(IB) 딜 등 증권사의 상품 전체에 대해 감리를 담당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리스크관리 부서 출신 인사를 파생상품 부서장으로 배치했다. 리스크기획부 출신 박홍수 하이브리드파생운용부 부장을 에쿼티파생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 에쿼티파생본부는 파생상품 발행을 담당하는 부서로 증권사의 주요 사업부 중 하나로 꼽히지만 이번 파생결합상품(DLS·DLF) 사태 당시 발행을 담당한 부서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