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기업은행 인사권 정부에... 윤 행장 임명 문제 없다"
노조, 조합원 대토론회 이후 투쟁동력 강화 ... 윤 행장 출근 저지 투쟁 지속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뉴시스)

 

[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대통령까지 나서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에 대한 임명에 문제가 없다며 이른바 낙하산 논란에 선을 그었지만 기업은행 노조가 성명서를 내고 반발하면서 사태의 해법을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자칫 사태가 장기화 될거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기업은행은 정부가 출자한 국책은행이고 정책금융기관이며 인사권은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새로 임명된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에 대해서는 "그 분은 경제·금융 분야에 종사를 해왔고, IMF 상임이사까지 역임했다"며 "경력면에서 미달되는 바가 없다"고 윤 행장에 대한 낙하산 논란에 대해 일축하면서 임명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그냥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토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노조 분들도 다음에는 내부에서 발탁될 기회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기업은행의 발전의 관점에서 봐 달라고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기업은행 노조는 같은 날 곧바로 김형선 위원장 명의로 성명서를 내고 문 대통령의 발언에 반박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기업은행장의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다"면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대통령의) 임명권을 부정하지 않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임명절차를 바랬을 뿐"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문 대통령의 내부 출신이 아니라고 비토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발언에 대해 "우리는 내부인사를 고집하지 않았다"며 "공정하고 투명하게 은행장을 선임하라는 것이 어찌 조직 이기주의겠냐"고 되물었다.

노조는 윤종원 행장에 대해 "기업은행은 국책은행보다는 시중은행 성격이 더 강한 곳"이라며 "이 부분에서 윤 행장은 은행업·금융업 근무 경력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윤 행장이 기업은행장을 수행하기에 경력에 문제가 없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반박했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4시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비공개로 열린 조합원 대토론회에서 투쟁을 더 강하게 하라는 조합원들의 의견이 많았다"면서 "투쟁에 대한 동력이 더 강화됐으며 노조는 윤 행장의 출근 저지를 포함한 투쟁 수위를 낮출 뜻이 당분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화를 거부하는게 아니다"라며 "청와대와 여당의 진심어린 사과가 선행 된다면 노조는 언제든 대화에 나설 뜻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기업은행 안팎에서는 경영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기업은행 본점 건물로 임명 13일째인 15일까지도 출근하지 못하고 있는 윤종원 행장은 금융연수원에서 마련된 임시 사무실에서 보고를 받고 은행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윤 행장이 외부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업무 보고를 받는 등 업무 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본점 건물에서 떨어져 있다보니 업무에 불편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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