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 취소 무더기, 일부 항공사 중국 노선 운항 중단 등 '악재'
다른 지역 여행 계획했던 이들도 여행 포기하는 상황 발생
상황이 마무리 국면 접어들 경우 주가 하락폭 컸던 만큼 큰 폭 반등세도 예상

 

[FE금융경제신문= 김다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항공주에 타격을 주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주는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2분기부터 실적 하락이 본격화돼 대한항공을 비롯해 주요 항공사 주가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의 실적 기대감이 낮아지자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당초 항공업계는 올해 중국 정부의 한한령 해제와 일본 도쿄올림픽 개최에 따른 한일 관계개선, 항공 화물 실적 회복 등을 통해 항공사 실적 반등을 기대했지만 연초부터 우한폐렴이라는 악재를 만난 것이다.

국내에서도 우한 폐렴 확산 공포가 고조되면서 중국 여행 취소가 무더기로 이어지자 일부 항공사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중국 노선 운항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우한 폐렴 확산으로 인한 항공운송 업계의 타격이 2003년 유행한 사스로 인한 악영향보다 클 수 있지만 사태가 진정되면 반등의 폭은 더 클 수 있다며 저가 매수 전략을 추천했다.

더 큰 문제는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계획했던 이들도 여행을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행객 감소가 항공사 실적 악화,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어서다.

대한항공 주가는 설 명절 이후 국내에서도 우한 폐렴이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자 지난 28일 전 거래일보다 1700원(6.69%) 하락한 2만3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초 2만7000원 선에서 거래됐지만 꾸준한 하락세를 보여왔다.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도 하락세를 보였다. 아시아나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260원(5.24%) 내린 4705원에 장을 마감했고 제주항공은 1800원(7.68%) 내린 2만1650원까지 하락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우한폐렴 확산에 직격탄을 맞았다. 진에어는 9.21% 내린 1만3800원까지 주가가 하락했고 티웨이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470원(8.75%) 내린 4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항공주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점치면서도 상황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 경우 주가 하락폭이 컸던 만큼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NH투자증권 정연승 연구원은 우한 폐렴 확산으로 인한 항공업계의 타격이 2003년 사스로 인한 악영향보다 클 수 있다고 예상하며 중국 노선 비중이 높은 항공사의 타격을 예상했다. 그는 "2003년 3월 기준 외국인 입국자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1월에는 35% 수준에 달했다"며 "중국인 여객 감소에 따른 타격이 사스때보다 더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중국 노선 매출의 비중은 아시아나항공 19%, 제주항공 15%, 대한항공 13%, 티웨이항공 4% 수준으로 집계됐다"며 "일차적으로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높은 대형국적사 및 제주항공에 악영향 불가피하다"고 의견을 말했다. 다만 "항공주는 이번 우한 폐렴 이슈를 단기 악재로 받아들인 뒤에 주가가 반등하는 모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이투자증권 하준영 연구원은 "사스와 메르스 발생 이후 주가가 바닥까지 내려가는데 1개월 정도가 소요됐으며 여객수 회복까지 3~5개월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태 안정 후 항공주 반등이 더욱 클 수 있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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