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현 수준으로 유지 결정
지난달 0.50%p 인하 단행한 만큼 당분간 정책효과 관망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뉴시스)

[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다. 기준금리가 이미 0% 영역대에 들어선 만큼 당분간은 금리 정책의 여력을 아끼며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0.75%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통위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로 내리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달 16일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에서 연 0.75%로 0.50%p 전격 인하를 단행했다. 

또 지난달 26일에는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식을 통해 시장에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를 두고 시장 안팎에서는 '한국형 양적완화'라는 평가가 나왔고 한은도 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에서 어느정도 예견됐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7일 발표한 채권전문가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89.0%는 '4월 한국은행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응답자는 11.0% 정도였다.

한은이 코로나19 사태 대응 차원에서 이미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대 영역까지 내린만큼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고, 한은도 결국 신중을 택했다.

또 코로나19으로 인해 지금보다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 악화와 성장률 둔화 등 향후 벌어질 상황에 대처해야 할 금리 여력을 남겨두는 차원도 있다.

한편, 이날 열린 금통위는 오는 20일 임기 만료를 앞둔 고승범·신인석·이일형·조동철 금통위원이 참석하는 마지막 회의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점도 한은의 금리동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금리를 이미 내린 터라 이달 초 금리를 또 내리거나 추가 유동성 대책을 내놓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위원 4명의 교체 전 마지막 금통위라는 점도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번 금통위를 마친 뒤 다음주 중 새 금통위원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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