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 편입 효과 ... 염기매수차익 1450억원 반영
누적순이익 2조8779억원 ... 3조원 육박
순이자·순수수료이익 견조하게 증가
KB증권·KB카드 선방

[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KB금융그룹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 사태가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냈다다. 지난 9월 푸르덴셜생명이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염가매수차익 1450억원과 실적 일부가 반영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지난 2분기 추가 대손충당금 전입에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지난 2008년 KB금융 설립 이후 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원을 넘긴 것은 처음있는 일로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서도 최초다.

22일 KB금융그룹 실적 발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6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9818억원) 대비 18.8%(1848억원), 전년동기(9403억원) 대비 24.1%(2263억원) 증가한 수치다. 올해 누적 순이익은 2조8779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771억원) 대비 3.6%(1008억원) 늘었다.

KB금융그룹의 3분기 순이익 증가 배경에는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이 견조하게 증가하고 2분기에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회수불능채권을 대비해 미리 비용처리를 하는 것) 약 1490억원을 쌓은 데 따른 기저효과와 푸르덴셜생명 인수 관련 염가매수차익 1450억원이 반영되면서 전분기 대비 1848억원 증가했다.

KB금융은 앞서 지난 4월 푸르덴셜생명과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9월부터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후 회계법인의 푸르덴셜생명 자산 평가 결과 인수비용에 견줘 약 1450억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푸르덴셜생명 인수가가 장부가 대비 낮아 3분기에 회계상 이익이 생겼다는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러한 주요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 순이익은 9000억원 후반 수준으로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 등 핵심이익 증가와 보수적 건전성 관리에 힘입어 안정적인 실적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수익원인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은 모두 늘었다.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자이익은 순이자마진(NIM)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년과 비교하면 4.0%(2748억원) 증가한 7조1434억을 기록했다. 은행과 카드의 대출이 늘었고 지난 4월 인수한 캄보디아 소액대출기관인 캄보디아 프라삭(PRASAC) 인수 효과 등이 반영됐다.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그룹 기준 1.73%을 기록했다. 은행 NIM은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자산수익률 축소가 이어지고 있지만 저원가성예금을 확대하고 전반적인 조달부담 완화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0.01%포인트 떨어진 1.49%를 나타냈다. 

누적 순수수료이익은 2조170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4%(4540억원) 늘었다. 경기 침체와 금융상품 판매위축 등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증권의 고객수탁고 증대, IB실적 개선, 카드 가맹점수수료 증가 등 비은행 계열사 전반적으로 실적이 크게 확대된 영향이다.

3분기만 놓고 보면 순수수료이익은 전 분기보다 11%(780억원) 늘어난 789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의 경우 수수료이익 비중이 은행(49.1%)과 비은행(50.9%)이 비슷했지만, 올해 3분기에는 비은행(63%) 부문이 은행(37%)을 크게 앞섰다.

계열사별로 보면 KB국민은행 3분기 당기순이익은 635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8%(249억원) 감소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88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1243억원)줄었다. 지난 2분기 금융시장 안정화로 유가증권과 파생상품 관련 이익이 큰 폭으로 확대됐던 기저효과다. 다만 견고한 이자이익 증가와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 감소로 경상적 순이익은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주요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적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KB증권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385억원으로 고객수탁고 증대 노력의 결실로 수탁수수료가 약 2440억원 증가하고 IB 사업의 적극적인 확대와 지원으로 IB수수료가 약 290억원 증가하는 등 증권업수입수수료가 큰 폭으로 증가한데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50.6%(1138억원) 증가했다. 3분기 해외 투자부동산 약 305억원의 매각 이익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적 누적 순이익은 약 361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61% 증가하여 사모펀드 관련 이슈 등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 시현했다.

KB국민카드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91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9%(97억원) 증가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255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42억) 늘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지난 2분기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세후 약 230억원) 등 특이요인이 소멸되고, 카드론 등 고위험자산의 연체율이 하락하는 등 자산건전성이 개선되면서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이 감소했다.

반면 KB손해보험 3분기 당기순이익은 42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6.2%(242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186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0.2%(473억원) 줄었다. 이는 주로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이 상승해 보험손익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3분기 손해율은 85.2%로 전분기 대비 0.8%포인트 상승했다.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 피해로 자동차손해율이 2.6%포인트 상승했고 영업일수 증가 영향으로 장기손해율도 1.0%포인트 올랐다.

푸르덴셜생명은 3분기 당기순이익 111억원을 냈다. 지난 9월 인수가 마무리돼 KB금융그룹에 편입된 푸르덴셜생명은 3분기에는 한달 치 실적만 반영됐다.

한편, 깜짝 실적을 낸 KB금융은 배당을 줄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금융위기 가능성에 대비해 배당을 줄이라고 금융지주사에 요구하고 있지만, 금융지주사들은 배당을 축소할 정도의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환 KB금융 부사장(CFO)은 22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건전성, 자본적정성 관리에 철저하게 대비하지만 동시에 견조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이익안정성과 자본의 질 등을 감안하면 배당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하고 적어도 작년 수준의 배당성향은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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