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버스 투자자 최근 1년 손실률 60% 근접
주가 상승 전망 '봇물' ... 계속 오르면 손실폭 확대돼
곱버스 투자자 "국내 증시 오를만큼 올랐다"
외국인 지난달 6조원 가량 상장주식 순매수

최근 개인투자자의 역방향 ETF 매수세가 거세지만, 코스피가 2700선을 돌파하면서 두자릿수 손실률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Pixabay)
최근 개인투자자의 역방향 ETF 매수세가 거세지만, 코스피가 2700선을 돌파하면서 두자릿수 손실률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Pixabay)

 [FE금융경제신문=안다정 기자] 국내 증시 과열 논란이 커지면서 주가지수 하락에 배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탑승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났다. 다만 ‘인버스’와 ‘곱버스(레버리지)’ ETF 투자 비중이 개인 순매수 상위에 오를 정도로 크게 늘었지만, 코스피가 2700선까지 오르면서 마이너스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ODEX200선물인버스2X(이하 코덱스레버리지)와 TIGER200선물인버스2X(이하 타이거레버리지)는 최근 1년간 각각 두 자릿수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코덱스레버리지가 -59.24% 수익률을, 타이거레버리지가 -58.69%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곱버스’ ETF인 두 종목은 하락장에서 인버스 ETF보다 하락에 2배를 더 추종한다.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만큼 하락세가 거셀수록 인버스 ETF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두게 된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 코스닥 시장 모두 2700선과 900선을 돌파하는 등 개별 종목 신고가 달성이 이어지면서 ‘쌍끌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손실률도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 증시 하락에 배팅하는 인버스 투자자들

투자자가 인버스나 곱버스 ETF를 사들이는 이유는 지속되는 국내 증시 벨류에이션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 코스피가 11월 들어 상승장에 진입하면서 2700선까지 내달리자 주가수준이 조정될 거란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또 현재는 일단락된 '10억 대주주 요건'이 현행대로 유지됨에도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한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뿐 아니라 오는 10일 선물·옵션 동시 만기로 주가가 큰 폭으로 요동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변동성과 주가 하락을 일으키는 이벤트가 있어 역방향 ETF에 투자심리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가가 하락할 거란 방향성만 믿고 투자를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레버리지형 ETF 단타 매매가 주가지수 변동성을 높일 수 있어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버스와 '곱버스'가 주로 단타성 매매로 이뤄지는 만큼 주가지수에 영향을 미쳐 전체 증시 변동성 확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개인투자자 매수 상위 종목에서 1, 4위를 차지한 종목은 KODEX200선물인버스2X와 KODEX인버스였다. 각각 11월 한 달 새 6495억원, 1314억원씩 투자됐다. 주가가 하락할 것이란 예측이 맞지 않으면 손실률이 대폭 확대될 수 있어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 외국인 투자자와 엇갈리는 개인투자자 심리 

개인이 인버스 ETF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지만 11월 시장은 반대로 흘렀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매도 종목 현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등 시총 상위주와 정방향 ETF 매도가 늘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역방향 ETF를 매수하는데 나섰다. 이는 차익 실현 매물 출회 및 지수 레벨이 단기에 상승하자 이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개인이 역방향 ETF를 매수한다 해도 주가지수 하락이 담보되지 않아 유의미한 수치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인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월간 매도 규모가 확대되고 있지만, 고객예탁금이 그 반대급부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금이 시장에서 이탈하기보다는 대기매수 자금 형태로 잔존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시각에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