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위축으로 작년 4Q 시장 규모 6% 감소
애플, 아이폰12로 판매량 크게 늘어...삼성은 5%↑

지난해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0' 행사가 열려 한 여성이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을 선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해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0' 행사가 열려 한 여성이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을 선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금융경제신문=최원석 기자] 지난해 4분기 미국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 줄어든 가운데, 삼성전자와 애플 두 업체만 유일하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신제품 아이폰12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고 삼성전자는 갤럭시S20 FE를 선보인 덕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3일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 시장에서 애플은 첫 5세대(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의 인기를 등에 업고 전년 대비 14%, 삼성전자는 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LG전자 -12%, 노키아 -44%, 구글 -50%, 모토로라 -69% 등 다수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판매량이 감소했다.

카운터포인트는 "코로나19가 지속해서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지난해 말 미국 실업자 수가 1000만 명을 넘었고 새로운 경기부양 조치도 없었다"며 "이에 따라 300달러(약 33만원) 이하 스마트폰 수요가 대폭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애플의 경우 아이폰12 출시가 지연됐음에도 매우 큰 성장을 보였다. 이통사들이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신제품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앞지른 상황이 나타날 정도였다.
 
카운터포인트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올 1분기 역시 판매량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운터포인트는 "아이폰 신제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느는 데 공급 부족 현상이 여전해 애플의 판매량은 증가할 것이고,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S20의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S20FE가 인기를 끌면서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애플의 기세를 볼 때 삼성전자의 시장 상황이 쉽지만은 않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보급형 프리미엄 모델 갤럭시S20 FE가 선전하면서 성장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비용을 아끼면서도 프리미엄 제품을 사고 싶어 하는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한 것이다. 

올 초에는 전작 갤럭시S20보다 200달러가량 저렴하개 출시한 갤럭시S21이 삼성전자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애플의 성장세가 강력하게 나타나고 있어 삼성전자가 기회를 얻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해 4분기에만 매출 1114억 달러(약 124조원), 영업이익 335억 달러(약 37조원)로 선전했다. 애플의 분기 영업이익이 삼성전자의 지난 한해(4개 분기) 영업이익(35조9900억원)보다 많았다.  
 
이 같은 실적은 아이폰12가 견인했다. 4분기 아이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난 656억 달러(약 73조원)로 역대 최대치였다. 지난해 아이폰 매출은 1474억 달러(약 165조원)로,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매출(99조5900억원)의 1.7배 수준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S21의 판매량을 늘리는 데 집중하는 한편, 갤럭시Z폴드·갤러시Z플립 등 폴더블폰을 대중화해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김성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최근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폴드 제품군은 대화면과 엔터테인먼트·생산성을 특화해 프리미엄 비중을 강화하는 한편, 플립 제품군은 디자인 차별화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밀레니얼 세대와 여성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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