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자산·플랫폼 강결합 시너지를 기반으로 ‘글로벌 엔터 기업’으로 도약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두 수장 이진수(좌) 대표와 김성수 대표(사진=카카오페이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두 수장 이진수(좌) 대표와 김성수 대표(사진=카카오페이지)

 

[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이 대규모 자회사간 처음으로 2일 합병을 완료하고 법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출범했다. 약 100개에 달하는 카카오 계열사 간 '헤쳐모여'는 그간 여러 번 있었지만, 각 매출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회사 간 합병은 처음이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앞세워 '콘텐츠 왕국' 건설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합병 비율은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이 각 1대 1.31로, 양사의 합병으로 신규 출범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연매출 1조원의 거대 기업으로 탄생하게 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향후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웹소설 등 지적재산권(IP)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다. 2014년 '기다리면 무료'라는 수익모델을 개발해 유료화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으며, 현재까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약 8500개의 원천 IP를 보유한 회사로 성장했다. 카카오페이지의 원천스토리들은 드라마,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영역으로 IP를 확장해왔으며, 최근 국내외 많은 콘텐츠 기업들에 러브콜을 받았다.

카카오M은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국내 배우 매니지먼트 7개사와 4개의 음반 회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모바일부터 TV, 스크린, 라이브 영역까지 다양한 플랫폼을 아우르는 음악·영상 콘텐츠를 기획·제작한다. 연간 1200개 이상의 음원을 발매하고 있으며, 작가·감독 등 80여명의 크리에이터와 150여명의 배우들을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새 합병법인은 양사가 축적한 IP 비즈니스 경험과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선도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해외 시장을 겨냥한 강력한 '슈퍼 IP'의 기획과 제작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동시에 차별화된 콘텐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시너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새 합병법인은 규모 면에서도 IT와 유통 대기업 등 콘텐츠 신흥 강자들이 격전을 펼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사 합병 시 연결되는 자회사와 관계사만 50여개에 달한다. 매출 합계는 2019년 기준 6000억원대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웹툰 등 비대면 수요가 급증한 지난해 1조원 수준으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 매출 1조원의 거대 엔터테인먼트사가 탄생하는 셈이다.

CJ E&M 대표이사 출신으로 콘텐츠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김성수 카카오M 대표와 웹툰·웹소설 사업을 이끌며 모바일 콘텐츠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의 시너지도 주목된다. 카카오는 주요 자회사들이 단독 대표 대신 공동 대표 체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카카오엔터도 김성수 카카오M 대표(59)와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48)가 모두 경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양사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강력한 ‘슈퍼 IP’ 기획·제작에 역량을 집중하는 동시에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를 위해 다양한 시너지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카카오페이지가 국내외에서 구축하고 있는 플랫폼 네트워크와 카카오M의 음악, 영상 등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기존의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 경쟁력도 강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카카오엔터 출범은 시작일 뿐, 이후에도 콘텐츠 자회사 간 헤쳐모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