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로 만들어진 길 … 소액보험 판매 활로 열며 훈풍 기대
가입 쉬운 소액보험 중심 … 삼성화재 중국 시장으로 활로 열어

[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서 판이 점차 커져가고 있는 인슈어테크 시장에서 국내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 맞수로 네이버와 카카오가 거론되고 있다. 이미 강력한 플렛폼 기업으로 성장한 네이버와 카카오는 보험시장 진출을 놓고 물 밑 각축전이 전개되고 있다.

이미 세계시장에서 인슈어테크 시장은 하나의 혁신으로 여겨지면서 보험시장의 문화를 바꾸고 있다. 삼성화재도 중국 텐센트와 손잡고 온라인 보험 시장 진출을 하면서 보험의 영역 확장을 꿈꾸는 등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규제완화로 만들어진 길 … 소액보험 판매 활로 열며 훈풍 기대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에서 오는 6월부터 소액단기 전문보험사가 출범하고 비대면모집도 활성화 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규제가 풀리면서 언택트 사회에 맞는 보험사들이 보다 더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현재 보험업계는 금융권 내에서도 핀테크 기업 진출이 가장 늦어진 업종 중 하나로 꼽혀왔다. 그래서 혁신도 가장 뒤쳐졌다는 평가를 들었는데 이는 민원이 많아 갖은 규제로 인한 제한이 많았기에 비대면 판매도 제한적으로 적용해온 영향이 크다.

문제는 언택트 사회로 진입하면서 대면영업이 힘들어지자 비대면 영업을 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규제를 완화해줬다. 보험료가 높은 종합보험을 효율적 비교할 가능성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니보험 등 단품화 돼야 비대면 판매 활성화 가능성 높아진다는 점이 있다.

이를 위해 비대면 및 소액보험판매를 위한 규제완화 계획이 발표되었고 오는 6월부터 그동안 300억의 자본금으로만 설립할 수 있었던 소액단기 전문 보험회사가 20억원으로 완화 돼 탄력을 받게 됐다.

금융당국에서 비대면 판매 시 내건 조건은 이렇다. ▲대면의무 녹취로 대체 ▲화상통화허용 ▲AI, 대면과 비대면 혼용 방식 등이다. 자연스럽게 소액보험 위주로 비대면 판매가 활성화 되는 등 핀테크사에 유리해지는 구조가 완성됐다.

실제 빅테크 기업 중 하나인 네이버파이낸셜은 쇼핑 경쟁력에 힘입어 소상공인과 보험사 연결비즈니스를 통한 의무보험시장에 발을 디뎠다. 다만 아직 활성화 되지 못한 초기단계에 그친데다 개인정보 보험의 경우 가입대상 업체에 비해 가입률은 9%로 매우 저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2020년 영업이익 7044억에 순이익만 363억원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주로 네이버쇼핑 성장에 따른 결제수수료증가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를 밑천삼아 의무보험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면 특화 소형보험사로서 각광을 받으며 커나갈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의무보험 시장에 뛰어들었다면 카카오는 보험라이선스 취득 시 국내최초의 핀테크 주도 손해보험사로 거듭난 케이스다. 지난해 12월 예비인가 신청 후 허가 기다리고 있는 상태로 올해 안으로 본인가까지 취득하고 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보험은 생활 밀착형 보험에 중점을 두면서 ▲전세금 ▲휴대폰 ▲반려동물 ▲운동 ▲여가 등의 생활위험을 방지하는 보험 위주로 성장이 가능해진다.

특히 삼성화재와 합작보험사 설립 갈등을 보일 때도 대립하며 반드시 유치하려 했던 자동차보험시장에도 진출가능성도 높다. 전체 손해보험 시장 중에서 다이렉트(온라인) 비중이 40%를 육박할 만큼 모든 채널 중 가장 높다.

◇ 헬스케어 산업 진출하며 새 먹거리 사업 매진해야 … 삼성화재 중국 시장으로 활로 열어

반면 기존 대형보험사 입장에선 빅테크 기업이 아래서 치고 올라오는 것을 방지하려면 향후 헬스케어 분야에서 충분한 성장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공통 된 의견이다.

이미 보험사들마다 헬스케어 서비스라고 ▲건강관리 ▲자산관리 ▲식단관리 ▲안전운전 ▲간병서비스를 부수업무에 포함하고 헬스케어 제공 대상을 계약자에서 일반인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건복지부도 마이헬스웨이(의료분야마이데이터) 도입 방안을 발표해 향후 헬스케어 산업 발전에 기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와중에 삼성화재가 중국 텐센트와 손잡고 중국 온라인 보험시장으로 진출했다.

중국의 온라인 보험시장은 한국 보다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듣는 상황에서 헬스케어를 통한 확장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는 온라인 보험 시장은 기존 보험사 입장에선 포기할 수 없는 규모이다.

실제 중국 온라인보험료를 보면 지난 2013년 291억위안에 불과했지만 2019년엔 2696억 위안으로 연 평균45%씩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전체 보험시장에서 8.8%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화재와 손잡은 텐센트는 Waterdrop은 앤트그룹(알리바바) 샹후바오와 함께 P2P 형식의 상호 보험이 잘 팔리는 회사다. 월 보험료 없이 보험금 지급이 필요하면 가입자가 균등하게 보험료를 내 필요한 돈을 마련하는 것으로 주로 저소득층에서 가입률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앞으로 텐센트와 삼성화재 합작사인 JV는 중국 온라인 보험시장에 조만간 진출한다. 중국 온라인 보험시장은 제3자 제공 플랫폼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어 주요 플랫폼 회사인 텐센트와 JV 설립은 중장기적으로 높은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 크다.

삼성화재는 국내 보험시장 포화와 빅테크 업체의 추격으로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린 케이스라면 중국의 텐센트는 Wesure, Waterdrop, 중안보험 등 다양한 보험투자에 확대하며 향후 앤트 그룹과 경쟁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삼성화재와 JV설립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미 업계에서 높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삼성화재는 빅테크 기업과 전면전을 국내에서 치킨게임 해봤자 의미 없는 싸움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고 노하우를 익히기 위해서라도 중국과 손잡고 국내에서 못했던 다양한 시도를 해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네이버와 카카오가 보험 시장에 발을 내딛었지만 기존 플레이어들의 역공도 만만치 않은데다 보험이 비대면으로 계약하는 규모보다 여전히 대면으로 가입하는 규모가 압도적”이라며 “소형단기보험만으로도 이익을 남기기 쉽지 않아 삼성화재 아성을 넘어 트릴 수 있을지는 애매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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