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룽 후방에 장착된 내비게이션용 카메라로 촬영한 화성의 붉은 지표면. 주룽의 태양 전지판과 안테나가 가깝게 찍혔다. (사진=CNSA)

 

[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중국의 우주 탐사 로봇 ‘주룽(Zhurong·祝融)’이 차량 후방내비게이션 카메라를 이용해 화성 착륙 사흘 만에 지구로 사진과 동영상을 전송해 화제다. 사진에는 착륙선과 주룽의 모습은 물론, 붉은색 화성의 지형까지 선명하게 나타났으며. 착륙 과정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중국 국가항천국(CNSA)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화성에 착륙한 주룽이 보내온 두 장의 사진과 두 편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앞서 화성 탐사선 톈원(天問) 1호는 지난 15일 오전 8시 18분(한국 시각) 화성 유토피아 평원 남부에 착륙했다. 톈원은 ‘천국에 대한 질문’이라는 뜻으로,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의 시인 굴원의 시에서 따온 이름으로 지난해 7월 로켓 창정(長征) 5호에 실려 지구를 떠난 지 10개월 만에 화상착륙에 성공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화성표면 착륙에 성공한 두 번째 나라가 됐다. 과거 구소련이 최초로 화성 표면 착륙을 시도, 소련의 마스 2호와 마스 3호를 보내 마스 3호는 최초로 화성 표면 이미지를 지구로 전송했으나 화성 착륙 도중 20초간 빈 화면을 전송한 뒤 교신이 끊겨 실패했다. 이후 미국의 바이킹 1호와 바이킹 2호가 1976년 7월 20일 최초로 화성 착륙에 성공해 이미지를 전송했다.

텐원 1호는 화성 주위를 도는 궤도선과 이번에 화성에 안착한 착륙선과 로버(이동형 탐사 로봇) 주룽으로 구성됐다. 주룽은 6개의 바퀴가 로봇으로 높이 1.85m, 무게는 240㎏에 달한다. 골프 카트 크기다. 착륙지 주변의 기후와 자기장 등을 탐사하며 핵심 임무는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것이다. 임무 기간은 3개월이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 가운데 한 장은 흑백 사진이다. 주룽의 전면에 설치된 장애물 회피 카메라로 촬영됐다. 사진에는 착륙선에서 뻗어나와 지면과 연결된 기다란 비탈 형태의 금속 기둥이 보이고, 주변에는 작은 돌과 흙으로 덮인 넓은 화성의 평지가 자리잡고 있다. 지평선은 광각 렌즈 효과로 인해 동그랗게 구부러져 보인다.

또 다른 사진은 컬러로 촬영됐다. 주룽 후방에 장착된 내비게이션용 카메라가 쓰였는데, 주룽의 태양 전지판과 안테나가 가깝게 찍혔다. 컬러 이미지로 촬영됐기 때문에 화성 지표면의 붉은색이 선명하게 관측된다.

사진과 함께 공개된 동영상 2건은 화성 궤도선에 매달려 있던 착륙선이 우주공간에서 분리되는 순간을 담았다. 궤도선에 달린 카메라에서 찍은 영상인데, 착륙선이 분리된 직후 화성 방향으로 급격히 하강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CNSA는 주룽을 착륙선에서 지표면으로 내려보내기 위한 절차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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