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박일규 기자] 1993년 대전 엑스포 당시 상징이라고 불렸던 두 가지는 ‘한빛탑’과 ‘자기부상열차’였다. 한빛탑이 대전 엑스포의 상징물이었다면 자기부상열차는 20세기 과학의 정수라 불렸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4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다는 꿈을 제시한 미래로의 지표와도 같았다.

이런 자기부상열차는 환경오염 없는 꿈의 운송수단이었지만 실상은 예산과 효율성 문제로 여전히 엑스포 과학공원과 과학관을 연결하는 880m 노선만 운영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예산이고 그에 따른 효율성이었다. 자석으로 된 레일 위에 자기부상열차의 밑바닥은 전자석으로 구성돼 있다. 이것은 전류의 흐름에 따라 전자를 이동시켜 주는 전도체다.

자기부상열차 전자석에 전력을 공급해 자기를 발생시키면 극의 전자가 서로를 밀어내 열차가 레일의 간격을 1㎝로 공중에 뜨게 되고 리니어 모터에 전원을 공급하면 레일에도 전류가 흘러 자기력이 발생한다. 이 때 모터와 레일이 서로 밀고 당기면서 열차가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원리다.

당시에는 지면과의 마찰은 0을 이뤘던 자기부상열차가 금방이라도 우리를 태우고 미래로 나아갈 줄 알았지만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예산 문제였다. 이제까지와 전혀 다른 기관과 설비가 필요했고 열차에 사용되는 전도체도 저항값 문제로 드라마틱한 효율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저항값은 전류가 전도체에 흐를 때 전자가 원자들과 충돌하면서 생기는 발열이다. 효율 좋은 배터리 일수록 발열이 없듯 저항값이 0에 가까울수록 전력의 효율이 올라간다.

최근 가장 핫한 키워드는 ‘초전도체’다. 더 정확하게는 ‘상온 초전도체’다 상온에서 전도체의 저항값이 0이라는 뜻이다. 전도체의 저항값이 없어진다면 작게는 반도체의 발열이 발생하지 않아 모든 PC에 쿨링팬이 사라지게 될 것이고 핵 융합 발전에서도 플라즈마를 전자석으로 이동시키게 되는데 저항값이 없는 초전도체를 사용한다면 훨씬 더 많은 플라즈마를 활용할 수 있기에 영구적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볼 수도 있다.

또 상온 초전도체는 ‘양자고정현상’에 의해 내부 자기장만으로도 공중부양이 가능해 자기부상열차의 효율도 극대화 될 것이다. 전류를 굳이 흘려보내지 않아도 열차가 공중에 뜨게 되는 것이다. 90년대의 자기부상열차와는 전혀 다른 모델이 등장하고 SF나 만화영화에서나 보았던 하늘에 떠 있는 ‘공중정원’도 현실에서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최근 국내 연구진들에 의해 소개된 상온 초전도체로 인해 과학계는 물론 증권계에서도 그 진위 여부가 국제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직까지 그 답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최초 초전도체 물질이 영하 260여도에서 실현됐다가 점점 상온에 가까워졌듯 과학과 기술의 발전도 느리지만 끊임없이 우리의 꿈에 다가가게 될 것이다. 조급해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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