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용 IT컨설팅 전문 AJ&컴퍼니 대표이사 (사진=AJ&컴퍼니 제공)
안재용 IT컨설팅 전문 AJ&컴퍼니 대표이사 (사진=AJ&컴퍼니 제공)

상온 상압 초전도체 이슈로 전 세계가 떠들썩하다. 꿈의 물질이라 불리는 상온 상압 초전도체가 현실화되면 전기전자와 관련된 모든 분야가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그중 가장 기대되는 성과는 단연 양자컴퓨터의 실용화이다. 현대 컴퓨터는 모두 천재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폰노이만(1903~1957)이 설계한 폰노이만식 구조를 갖는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역시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1918~1988)이 고안한 컴퓨터로 인류 과학기술의 궁극적 기술 목표 중 하나다.

폰노이만식 컴퓨터는 축차처리 방식을 따른다. 축차처리 방식이란 입력된 명령을 하나씩 차례대로 계산한다는 뜻이다. CPU가 명령을 하나씩 하나씩 매우 빠르게 연산하는 것만으로 우리는 고도의 작업을 무리 없이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작업에 연산량이 많으면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동일하게 증가한다는 점이다. 10초가 걸리는 작업을 100번 하려면 1000초가 걸린다. 이것은 상식적으로 당연해 보이지만 양자컴퓨터에서는 그렇지 않다.

양자 컴퓨터는 양자가 중첩된 상태를 가지는 점을 이용해 여러 개의 연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최고성능의 양자컴퓨터는 433큐비트를 갖는데 이미 슈퍼컴퓨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2019년 구글이 개발한 단 50큐비트 양자컴퓨터가 현존하는 슈퍼컴퓨터로 1만 년이 걸리는 연산을 단 200초 만에 풀어내어 화제가 된 바 있으니, 433큐비트는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양자컴퓨터로는 기존 컴퓨터로 10억년이 걸리는 연산을 100초 만에 해결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과연 궁극의 과학기술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양자컴퓨터가 실용화되면 컴퓨터가 쓰이는 모든 분야에서 비약적인 혁신을 기대할 수 있다. 현대 시대에 컴퓨터가 쓰이지 않는 분야가 어디 있을까? 신약개발, 우주, 항공, 자동차, 인공지능 등등 모든 것이 엄청난 발전을 이룰 것이다.

양자컴퓨터에서 초전도체는 양자 소자를 구현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초전도체는 극저온에서만 발현되므로 컴퓨터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고 양자컴퓨터의 크기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상온 상압 초전도체 물질이 개발되면 양자컴퓨터의 크기도 작아지고, 유지비용도 낮아져 실용화가 가능해질 수 있다. 물론 큐비트가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양자 오류와 같은 문제는 별개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모든 처리작업에서 양자컴퓨터가 폰노이만 컴퓨터보다 뛰어난 것은 아니다. 어떤 작업은 병렬처리가 불가능한 작업이 있고 이러한 작업은 기존 컴퓨터가 더 빠를 수도 있다. 대체로 양자컴퓨터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압도적인 성능을 보인다고 한다.

상상 속 물질로만 여겨졌던 상온 상압 초전도체를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소식이 주목되는 이유다. 부디 철저한 검증을 거쳐 세계로 미래로 앞서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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