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용 IT컨설팅 전문 AJ&컴퍼니 대표이사 (사진=AJ&컴퍼니 제공)
안재용 IT컨설팅 전문 AJ&컴퍼니 대표이사 (사진=AJ&컴퍼니 제공)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중 하나로 현대 암호화 기술이 파훼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현대 암호화 기술 중 공개키 암호화 방식이라는 것이 있다. 큰 두 소수의 곱으로 이루어진 수는 인수분해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한 방식이다.

공개키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두 소수의 곱을 인수분해 해 암호화를 풀 수 있기는 하지만 슈퍼컴퓨터로도 그 시간이 무한정 오래 걸린다. 흔히 전자서명 등에서 많이 쓰이는 RSA 알고리즘의 경우 현대 슈퍼컴퓨터로 깨는데 1만년 이상이 걸려 사실상 공개키 방식의 현대 암호화 기술은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1만년이 걸리던 암호화 해결을 10초 안에 해결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RSA 암호 체계는 바로 무너지고, 국가 보안이나 금융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 이러한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비해 수학자들은 후양자 암호라는 새로운 암호체계를 만들고 있으며 후보를 정해둔 상태다.

이들 후보는 전문가들의 리뷰를 받고 일정 시간 안정성이 검증되면 표준으로 채택될 예정이다. 그 후보 중 하나로 PQC 알고리즘이 있다.

블록체인은 어떨까? 블록체인의 지갑 주소 체계는 공개키 방식과 유사한 ECDSA(타원곡선 알고리즘)이다. 이 방식은 공개키보다 보안성을 높인 방식이지만 3억1700만 큐비트를 가진 양자컴퓨터의 경우 비트코인 암호체계를 한 시간 안에도 풀 수 있다.

다만 현대 양자컴퓨터는 수백 큐비트에 이르고 있으며 3억1700만 큐비트에 도달하는 양자컴퓨터를 만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암호 체계가 양자컴퓨터로 뚫리는 것은 아니다. 비밀키, 대칭키 암호화 방식 중 하나인 AES-256의 경우 양자저항성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자 저항성을 갖는다는 것은 양자컴퓨터로도 파훼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과학의 발달은 환경오염, 인간소외 등과 같은 반작용을 낳았다. 이제 양자컴퓨터의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기술의 진보만큼 그에 대한 반작용도 당연히 고려해야한다. 대체 암호화 체계 개발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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