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다사다난 한국경제-증시 ‘올해의 이슈’]
급등한 ‘2차전지 테마주’ 연중 화제의 중심
전기차 수요 둔화 등 내년도 전망은 불확실
52주 신고가 삼성전자… 반도체 회복 기대

52주 신고가를 쓰고 있는 삼성전자는 내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빠르게 업황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2월 충남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두번째)이 반도체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52주 신고가를 쓰고 있는 삼성전자는 내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빠르게 업황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2월 충남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두번째)이 반도체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금융경제신문=송진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준금리를 5.25~5.50%로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은 지난 9, 11월에 이어 연속 3회째다.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 기존의 5.1%에서 4.6%로 하향 조정했으며 내년 3차례에 걸쳐 금리가 0.75%p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등으로 국내 증시를 떠났던 개인투자자들이 귀환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국내 증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상승 여파로 침체기를 겪었다. SG발 주가폭락 등 각종 주가조작 사건까지 터지며 어수선한 한 해를 보냈다. 급기야 정부가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엄정대응에 나서면서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내년 증시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방향에 변화가 감지되면서 시장에 숨통이 틔이는 모습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미 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폭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올 한 해 국내 증시를 이끈 대표 종목을 중심으로 내년도 증시 전망을 살펴봤다.

2023년 뜨거웠던 테마는 ‘2차전지’… 내년 전망은?

올 한 해 가장 뜨거웠던 테마를 꼽자면 ‘2차전지’다. 2차전지 열풍이 식으면서 내년 상반기는 더욱 주춤해질 수 있다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기자동차 수요 둔화와 미국 대선 레이스에 따른 리스크 등으로 올해와 같은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차전지 관련 주요 기업 8개사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16조3690억원으로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합산(10조3922억원) 대비 57.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업계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전기차 업황과 미국 정부의 정책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 플랜트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배터리업계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전기차 업황과 미국 정부의 정책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 플랜트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8개사는 셀 관련 3개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양극재 및 음극재 관련 3개사(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분리막 관련 1개사(SK아이이테크놀로지), 리튬 관련 1개사(에코프로) 등이다. 이들 8개사의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 합산은 올해 초 기준 19조2931억원에 달했으나 현재는 16조원대 초반으로 15.2% 낮아졌다. 추정치가 연초 대비 가장 크게 줄어든 기업은 에코프로(1조1441억원→5005억원)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2529억원→1110억원)로 약 56%씩 감소했다. 에코프로비엠(8661억원→4882억원)과 포스코퓨처엠(6552억원→3922억원) 역시 40% 이상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증권가는 내년 2차전지에 대한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다양한 불확실성 요인이 겹치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요 불확실성은 전기차 수요 둔화와 미국발 정책 변수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산업의 주가 흐름을 결정하는 전기차 판매량, 정책 변수, 금리 등 3대 변수를 고려할 때 내년 배터리 섹터의 주가흐름은 상저하고를 전망한다”면서 “최근 영국 정부, 블룸버그 등 정부 및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1월 말 실적 발표 시즌에 있을 자동차 기업들의 전기차 판매 가이던스, 1분기 중 예상되는 국제 에너지기구, 미국 환경 보호청 등의 전기차 판매 전망치 조정을 소화해야 한다. 따라서 단기 및 중기 눈높이 하향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에도 2차전지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변수는 해소 국면에 들어섰지만 내년 1분기 전기차 판매량과 미국의 대선이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그는 “슈퍼 화요일이 지나면 공화당 대선 후보는 사실상 확정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 시기를 전후로 2차전지 산업 주가에 반영되는 트럼프 리스크가 가장 극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2차전지 산업의 최대 리스크는 최근 1년간 금리 상승이었다. 최근 파월 의장의 ‘금리 인하 논의 중’ 언급을 고려할 때 금리 변수는 이제 점진적 해소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한다”면서도 “3가지 변수를 모두 고려할 때 연말 연초의 배터리 섹터의 주가 랠리를 기대하기 어려우나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지난 4~5월의 경우 전기차 판매량 전망치의 현실화, 정책 리스크의 현실화 과정을 거치며 주가는 추세적 반등의 토양이 마련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에코프로는 올해 가장 뜨거웠던 주식 중 하나였다. 사진은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가 지난 10월 20일 창립 25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에코프로 제공)
에코프로는 올해 가장 뜨거웠던 주식 중 하나였다. 사진은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가 지난 10월 20일 창립 25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에코프로 제공)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2차전지 산업에 대해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IRA 불확실성(미국 대선), EV 수요 둔화, 수주 공백기, 낮아진 밸류에이션 매력도 등으로 내년 2차전지는 불확실성이 더 큰 상황”이라며 “2차전지 섹터는 ‘단기 트레이딩’은 유효하지만 다양한 불확실성 및 삼원계 배터리 수요 둔화의 장기화 등으로 단기 주가 급등시 비중을 축소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전고점 뚫은 삼성전자… ‘모멘텀’ 유지될까?

지난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7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전날 장중 7만4900원을 달성한 수치를 다시 갱신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확정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7조4000원과 2조43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Foundry·LSI는 수요부진으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내년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황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 연구원은 “HBM3는 이미 양산하고 있고 HBM3E 제품도 샘플을 공급하고 있으며 4분기부터 HBM3의 거래선도 더욱 다변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반도체 실적 개선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각각 5.9%, 66.6% 증가한 71조3000억원과 4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업황 회복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상승 속도가 시장 기대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DRAM 고정가격의 경우 내년 1분기에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 NAND의 내년 1분기 고정가격은 올 4분기 상승률 대비 더욱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규모 감산 이후 ‘공급자 우위’로 돌아선 메모리 반도체는 ‘과잉 재고의 소진과 함께 가격의 상승 탄력이 강해지는’ 업황이 펼쳐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 및 반도체 개별 종목들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외형성장 불확실성에도 결국 New Form Factor(사이버트럭 등)에 대한 주가 반등 포인트가 나올 것”이라며 “삼성SDI는 내년 하반기 스텔란티스 미국 공장 양산, 46파이 수주 모멘텀과 벨류에이션까지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포스코퓨처엠은 2025년 이후 빠르게 내재화율이 올라오는 국내 유일 기업”이라며 “특히 양극재 풀 밸류체인 구축을 통한 장기 수익 안정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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