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코레일유통 대표 (사진=코레일유통 제공)
김영태 코레일유통 대표 (사진=코레일유통 제공)

[금융경제신문=최진승 기자] “우리 서로를 좀 더 믿어봅시다. 서로의 수고를 감사하고, 서로의 노력을 격려합시다. 올해 주어진 새로운 목표, 그까짓 거 한번 또 해봅시다. ‘준비된’ 우리는 올해에도 또 해낼 겁니다.”

코레일유통 김영태 대표가 2일 직접 쓴 편지로 임직원에게 색다른 새해 인사를 전했다.

김영태 대표는 기존의 틀에 박힌 신년사처럼 매출 목표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서정적인 글로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김영태 대표는 당나라 시인 노동의 시 ‘백로사’를 인용해 코레일유통에게 올해가 좋은 때가 될 수 있도록 임직원에게 준비된 사람이 되길 주문했다. 아울러 유통업의 한계에서 벗어나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변화를 통해 창립 이래 최대 매출 실적을 달성한 2023년을 되돌아봤다.

김영태 대표는 취임 당시 자신을 최고청취책임자(CLO:Chief Listening Officer)로 칭했고, 매월 ‘월간 CLO’란 이름으로 임직원에게 직접 편지를 쓰면서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틀을 깨는 새해 인사를 통해 김영태 대표는 공공기관의 새로운 조직문화를 선도하며 2024년 새로운 목표 달성을 다짐했다.

[김영태 대표 새해 인사 전문]

"존경하는 코레일유통 가족여러분," 여기까지 써놓고 한참을 보냅니다.
시작이 반이니까 반은 썼다, 혹은 이제 반도 못썼다라는 생각이 지나갑니다.
신년사(新年辭)를 한자로 써보기도 했다가, 지웁니다. 그냥 '2024년 새해 인사'로 정합니다.

새해라고는 하지만 사실 매일매일의 연속적 일상을 사는 우리는 새해가 어떤 모습으로 오는지 알지 못합니다.
시인 이수명은 수필집 <내가 없는 쓰기>에서 창을 여는 행위에서 그 단서를 찾습니다.

창을 여는 것이 하루의 중요한 출발점이다. 창을 열고 싶어 얼른 일어나기도 한다.
새로운 하루, 새로운 한 해가 어떤 모습으로 오는지는 모른다.
다만 창을 열고 오늘을 이렇게 맞이하는 느낌, 약간은 비밀스럽고 평화롭다.
아주 멀리까지 아파트와 건물들이 보인다.

새해가 열립니다. 창을 엽니다. 멀리 내다보고 가까이 들여다봅니다. 설렙니다.

중국 당나라 중기 시인 노동(盧仝)의 작품 중 백로사(白鷺鷥, 해오라기)가 있습니다.
시인은 매순간 엄청난 집중으로 물고기를 정확하게 사냥하는 때를 기다리는 백로의 모습에서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을 포착합니다.

刻成片玉白鷺鷥(각성편옥백로사)

欲捉纖鱗心自急(욕착섬린심자급)

翹足沙頭不得時(교족사두부득시)

傍人不知謂閑立(방인부지위한립)

 

옥으로 다듬었나 백로 한 마리,

물고기 잡으려고 마음 졸이며

물가 모래밭에 발 쫑긋 세우고 때를 기다리는데,

사람들은 영문 모르고 그 모습 한가롭다 말하네.

어떤 일이든 좋은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다수 사람들은 그 좋은 때는 지나간 뒤에 알게 됩니다.

좋은 때를 잡는 소수의 사람은, 그 때가 오기를 기다린 사람, 그 때가 왔을 때 적절한 행동을 하는, 준비된 사람입니다.
그리고, ‘지금이 좋은 때라는 것을 간파한 사람’입니다.

올해가 준비된 우리 모두에게 좋은 때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작년 봄, 취임 이후 매출목표를 껑충 올려 잡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러더군요, 무리하지 마시라고.
근데 보세요, 우리 해냈잖아요. 사상 최대 매출 찍었습니다.
사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공공유통업의 한계에서 스스로 벗어나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변화해 가는 것이었습니다. 
연결과 확장을 통해 성장하고 있습니다.

언론에서도, 고객들께서도 우리의 존재를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그 회사 덕분에'라는 말씀 곧, 자주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우리 서로를 좀 더 믿어봅시다.
서로의 수고를 감사하고, 서로의 노력을 격려합시다.
모자란 것은 채워주고, 남는 것은 나눠봅시다.

올해 주어진 새로운 목표, 그까짓 거 한번 또 해봅시다.
'준비된' 우리는 올해에도 또 해낼 겁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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