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박일규 기자]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4’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됐다. 이번 CES 2024의 핵심 키워드는 인공지능(AI)과 가전·자동차 융합이었다. 글로벌 3500여 기업들이 참가했다. 삼성전자, SK그룹 등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도 CES 2024에 참가해 최신 기술들을 선보였다.

◇ 삼성, ‘모두를 위한 AI’ 주제로 AI 기반 지속가능한 스마트 기술 선보여

삼성전자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as Vegas Convention Center)에 참가업체 중 가장 넓은 3934㎡(약 1192평) 규모로 전시관을 마련했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과 스마트싱스(SmartThings) 에코시스템을 지속 부각함과 동시에 글로벌 테크 리더로서 AI 기반 신제품과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CES 2024 전시장 입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미디어 파사드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전시장 입구에는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집약된 ‘더 월(The Wall)’을 활용한 초대형 미디어 파사드가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삼성의 AI, 스마트싱스, 혁신 기술을 선명한 화질과 다채로운 콘텐츠로 보여줬다.

전시장 입구의 미디어 파사드를 지나 부스에 들어서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존이 전면에 위치했다.

갤럭시 북4, Neo QLED 8K,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가 소재 단계에서 생산, 운송, 사용, 재활용 단계를 거쳐 어떻게 환경 영향을 줄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체험형 공간도 마련됐다.

에너지 사용량과 요금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하고 ‘AI 절약 모드’를 통해 고객들이 직접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할 수 있게 해주는 ‘스마트싱스 에너지’도 선보였다.

전기요금이 비싼 시간대 혹은 탄소집약도가 높은 시간대를 피해 로봇청소기를 충전하도록 설정하거나 세탁기와 건조기가 한 대로 합쳐진 ‘비스포크 AI 콤보’와 ‘비스포크 식기세척기’를 자동으로 운전해 주는 기능이 상반기 내 도입될 예정이다.

CES 2024 삼성전자 전시관에 마련된 'Screen Experience존'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CES 2024 삼성전자 전시관에 마련된 'Screen Experience존'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테슬라와 미래형 친환경 주거 형태 ‘넷 제로 홈'(Net Zero Home)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테슬라의 에너지 저장 장치, 태양광 인버터, 전기차 등과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에너지를 연동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배터리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시나리오를 전시했다.

태풍이나 폭설 등 악천후로 인한 자연재해가 예상될 때 테슬라 앱 내 ‘스톰 워치(Storm Watch)’ 알림을 삼성 TV로 보내주고 정전시 스마트싱스 에너지의 ‘AI 절약 모드’가 작동해 가전의 전력 소비를 자동으로 줄여줌으로써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해준다.

또 TV의 시각·청각 접근성 기능을 편리하게 제공하는 스마트폰 앱을 제공하고 AI(빅스비)를 활용해 생활가전에서 음성 안내를 제공하는 등 개별 제품의 접근성을 넘어 제품 간 연결성을 활용한 기술과 함께 ▲콘텐츠 내 자막을 읽어주는 TV 기능 ▲세탁기와 오븐의 접근성 패키지 등 새로운 접근성 기능들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존을 통해 다양한 신기술을 선보였다. 스마트싱스존은 혁신 기술을 선보이는 '하이라이트존'과 고객 경험을 제안하는 '체험존'으로 구성됐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존을 통해 다양한 신기술을 선보였다. 스마트싱스존은 혁신 기술을 선보이는 '하이라이트존'과 고객 경험을 제안하는 '체험존'으로 구성됐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한편 삼성전자는 C-Lab 아웃사이드를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도 소개했다. 스타트업의 환경 기술 생태계를 독려하며 2023년 8월에는 글로벌 사회 혁신 스타트업 대회인 XTC(Extreme Tech Challenge)와 협력해 기후변화 대응과 순환경제 부문의 혁신 기술을 발굴하는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스마트싱스와 매터(Matter), HCA 표준을 통해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하며 연결 경험을 제공해주는 제품과 기술도 대거 선보였다.

스마트싱스존은 플랫폼 관련 혁신 기술을 집약적으로 선보이는 하이라이트존과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고객 경험을 제안하는 체험존으로 구성됐다. 2층에는 실제 집과 같이 꾸며진 공간에서 삼성 제품과 스마트싱스 시나리오를 다채롭게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도 선보였다.

하이라이트존에서는 ▲제품 구매와 함께 배송정보에서 기기 연결, 맞춤형 서비스를 제안해주는 ‘캄 테크 기반 쉬운 연결'(Calm Onboarding) ▲가족 구성원이나 방문객에게 연결된 기기의 사용 권한과 기간을 지정해 손쉽게 스마트홈 기능을 공유할 수 있는 QR코드 기반 초대 ▲AI 기반으로 집안 환경을 파악하고 통합적 제어를 돕는 맵 뷰 ▲약 50개의 파트너사 들이 참여해 에코시스템을 보여주는 스마트싱스 월(Wall) 등을 소개했다.

체험존은 ▲가족과 반려동물을 더 안심하고 돌보는 케어존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게이밍존 ▲삼성푸드와 피트니스, 수면 등 건강 관련 경험을 통합해서 보여주는 헬스존의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삼성전자가 CES 2024에서 선보인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네오 G9'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CES 2024에서 투명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마이크로 LED를 선보였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CES 2024에서 투명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마이크로 LED를 선보였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Neo QLED 8K를 중심으로 전년대비 2배 더 빠른 NPU와 8배 향상된 뉴럴 네트워크를 탑재한 3세대 AI 프로세서인 ‘NQ8 AI Gen3’ 프로세서도 선보였다.

또 마이크로 LED에 투명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마이크로 LED도 이번에 처음 선보였다. ‘투명 마이크로 LED’는 공간 제약 없이 맞춤형으로 제작이 가능하며 높은 투과율과 선명도로 기존 투명 디스플레이 제품들이 구현할 수 없는 선명한 화질을 자랑한다.

32형 와이드 스크린을 탑재한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는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이 적용됐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AI 기능이 탑재된 비스포크(Bespoke) 가전도 대거 선보였다. 비스포크는 고객들이 자신만의 공간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디자인과 기능들을 업그레이드하며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2016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IoT 냉장고인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의 AI 기능을 집중 조명했다.

‘AI 비전 인사이드(AI Vision Inside)’ 기능은 냉장고 내부 카메라가 식재료의 들어가고 나가는 순간을 자동으로 촬영해 내부에 보관된 식재료 리스트를 만들어준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하나로 합친 ‘비스포크 AI 콤보’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세탁기와 건조기가 한 대로 합쳐진 ‘비스포크 AI 콤보’는 AI가 세탁물의 무게와 옷감의 재질, 오염도를 센싱해 세탁부터 건조까지 가장 최적의 모드로 맞춰주는 ‘AI 맞춤코스’가 적용됐다.

건습식 겸용 로봇청소기인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도 전시됐다.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는 진화된 AI 사물인식과 주행성능이 돋보이는 제품으로 약 1㎝ 높이의 아주 작은 장애물도 인식해 회피할 수 있고, 바닥 종류를 감지해 마룻바닥과 카페트별로 최적의 모드로 청소를 해준다.

AI 퍼포먼스의 최신 프로세스와 다이내믹 아몰레드(Dynamic AMOLED) 2X 터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새로운 개념의 노트 PC '갤럭시 북4 시리즈'도 선보였다.

새로운 '갤럭시 북4 시리즈'는 '갤럭시 북4 울트라', '갤럭시 북4 프로 360', '갤럭시 북4 프로' 3개 모델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파트너십을 통해 사용자 환경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하며 AI 기술이 더해져 모바일과 PC 간 최적의 AI를 연결해 준다.

◇ SK, 계열사 모두 참가… '넷제로' 청사진 제시

SK그룹은 넷제로(Net Zero, 탄소 순배출량 0)와 ICT 패밀리사들의 AI 기술을 전세계에 알렸다.

SK는 SKT,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E&S, SK에코플랜트, SKC 등 SK멤버사들과 ‘행복(Inspire Happiness)’을 주제로 CES 2024 행사장(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내 센트럴 홀(Central Hall)에 약 1850㎡(약 560평) 규모의 공동 전시관을 운영했다.

또 SKT와 SK하이닉스의 다양한 AI 기술을 소개하는 160평 규모의 ‘SK ICT 패밀리 데모룸’도 별도로 선보였다.

SK그룹은 CES 2024에 도심항공교통(UAM)을 체험할 수 있는 '매직카펫' 체험존을 마련했다. (사진=SKT 제공)
SK그룹은 CES 2024에 도심항공교통(UAM)을 체험할 수 있는 '매직카펫' 체험존을 마련했다. (사진=SKT 제공)

SK그룹의 CES 2024 전시관은 ‘원더랜드(Wonderland)’라는 테마파크 컨셉으로 기후 위기가 사라진 ‘넷 제로’ 세상과 그곳에서 지속될 행복한 일상의 가치를 SK그룹의 기술을 통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SKT는 도심항공교통(UAM), AI반도체 ‘사피온(SAPEON)’, AI 기반 실내외 유동인구 및 네트워크 분석 시스템 ‘리트머스 플러스’, 신재생 에너지 가상 발전소(Virtual Power Plant) 기술을 통해 매직카펫을 타고 미래 교통체계를 체험하는 체험존을 마련했다.

매직카펫은 실제로 SKT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UAM 기체를 토대로 SK그룹 전시관의 원더랜드 콘셉트에 맞춰 디자인 됐다.

CES 2024 SK그룹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UAM을 형상화 한 ‘매직 카펫’에 탑승해 SKT의 AI 기반 친환경 미래교통체계를 체험하는 모습. (사진=SKT 제공)

관람객들은 경쟁제품 대비 전력 사용량을 효율화하고 빠른 처리속도를 갖춘 AI 반도체 사피온의 성능을 비롯해 기체에 장착된 카메라, 레이더 등의 센서 데이터를 정확하게 분석해 비행 중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안전한 운행이 가능한 UAM을 체험할 수 있었다.

SKT는 CES 행사장 센트럴 홀 북측에 마련된 호스피탈리티 존(Hospitality Zone)에 SK하이닉스와 함께 다양한 AI 기술 리더십을 소개하는 ‘SK ICT 패밀리 데모룸’을 별도 운영했다.

SKT는 SK ICT 패밀리 데모룸에서 ‘차세대 AI DC’, ‘AI 미디어 스튜디오’, ‘리트머스 플러스’, ‘슈퍼노바’, ‘엑스칼리버’ 등 자사의 AI 기술을 전시했다. (사진=SKT 제공)

데모룸에는 ▲AI 기반 실내외 유동인구 및 네트워크 데이터 분석 시스템 ‘리트머스 플러스’ ▲반려동물 AI 진단보조 서비스 ‘X Caliber(엑스칼리버)’ ▲로봇, 보안, 미디어, 의료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되는 ‘AI Quantum Camera’ 등 SKT의 핵심 AI 기술을 비롯해 사피온의 최신 AI 반도체 ‘X330’,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기술 등 총 10개의 AI 서비스와 기술이 소개됐다.

특히 SKT가 지난해 11월 검증에 성공한 액침냉각 기술을 비롯해 SK브로드밴드의 AI 기반 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리(DCIM) 노하우 등 SK그룹의 데이터센터 관련 기술을 풀 스택(Full stack)으로 제공하는 고효율 차세대 AI DC(데이터센터) 모델도 이번 데모룸에서 공개됐다.

또 AI를 활용해 오래된 영상을 고화질로 변환(업스케일링)하거나 보이스 손실 없는 음원 분리 및 노이즈 제거, 자막 생성·번역·동기화 등이 가능한 미디어 가공·콘텐츠 품질향상 플랫폼 ‘AI 미디어 스튜디오’도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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