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롯데그룹이 안정적인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 금융계열사들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관련업계는 금융계열사 중 하나인 롯데손해보험이 누구 품에 안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롯데지주사 전환 걸림돌 금융업 완전 철수 … 신동빈 체제 강화 포석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가 지주사 전환을 위해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 매각방침을 확정하고 직원들에게 관련 사실을 알렸다고 전했다.

롯데손보 측 관계자는 아침에 사장님께서 이메일로 “지주사의 매각 결정이 있었다고 최적의 인수자를 찾아 고용안정과 처우보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외부 매각 절차가 매우 초기 단계이고,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이 될지 판단하는 것은 섣부른 단계인 만큼 근거 없는 소문에 흔들리지 말고 동요하지 말라”는 말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던 날 의욕적으로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속도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지주를 더 강화하려면 필수로 호텔롯데를 합병시켜야 하는데 이는 롯데지주 출범 전까지 롯데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의 주주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호텔롯데는 일본 주주들의 지분이 많아 상장을 시켜야만 일본 롯데로부터 독립할 수밖에 없다.

물론 호텔롯데가 상장하기까지 롯데면세점의 실적이 상당부분 받쳐줘야 해 당장은 어려울 전망이지만 호텔롯데가 상장할 경우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금융계열사인 롯데손해보험의 처분 여부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사가 금융그룹을 소유할 수 없어 금융계열사가 있으면 금산분리 법에 따라 2년 내 매각해야 한다. 이에 지난 2017년 지주사 전환한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합쳐지면 금융계열사를 필수로 매각해야 한다.

다만 롯데카드는 2019년 10월까지 매각해야 하지만 롯데손해보험은 대주주가 호텔롯데이기에 시간은 충분히 남아 있다. 이를 반영하듯 롯데는 롯데카드를 우선 매각하기 위해 씨티글로벌마켓을 주관사로 정하고 법률자문은 김앤장법률사무소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관련 업계 관심 촉각 … 우리·신한 나설까?

롯데손해보험의 매각 이슈는 롯데가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언제나 따라 다니던 꼬리표와 같았다.

그러나 지난 2017년 롯데가 지주사로 전환할 당시 롯데손해보험은 호텔롯데가 대주주로 되면서 매각에 대한 이슈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럼에도 관련 업계에서는 언젠가 롯데손해보험이 매각이 될 경우 어디가 좋을지 계산은 충분히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보험업계 내에서 생명보험과 달리 손해보험이 나름 주목 받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현재 손해보험이 없는 금융계열사는 신한금융지주와 곧 지주사로 전환 되는 우리금융이다.

이 중 가장 인수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설 곳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앞둔 우리금융지주다. 우리금융은 이미 상표권으로 손해보험, 생명보험, 증권사에 이름을 올려놔 관련 업계에서는 인수 매물이 나오면 충분히 우리금융이 인수를 할 수 있을 것인지 따지고 있다.

이는 비 은행계열사를 강화해 금융지주 체제를 강화해야 하는데 업계 불황이 심해진 생보사를 인수하기 보단 2019년도 전망이 그나마 밝은 손보사들 중 하나를 인수하는 쪽이 낫다는 판단이 업계에서는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수 비용을 많이 쓸 수 없는 상황에서 매각 비용이 적은 작은 손보사를 인수해 키우는 것도 나쁜 방향은 아니라는 평가도 뒤 따르고 있다.

그 다음은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면서 비은행계열사를 더 강화해 리딩뱅크 탈환을 노리는 신한금융지주다.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면서 생명보험사 파이를 키웠다면 앞으로 손해보험만 확보하면 생명보험 손해보험이 다 있는 종합금융지주사로 거듭난다는 명분도 세워져 욕심을 내볼만 하다.

실제 KB손해보험을 가진 KB금융지주를 신한금융지주 측이 은근 부러워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이참에 저렴한 가격으로 나올 손보사를 인수하게 될 경우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미 금융지주사 측은 생각 정리에 나서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 측이 지주사 전환을 위해 매각하는 입장이라 시간이 촉박해지면 저가로 매각할 가능성이 많아 가격만 충분히 맞는다면 인수하려고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