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케이법률사무소 나종혁 변호사

[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토스 등 간편송금 서비스가 활성화된 지난 2015년부터 착오송금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가 가속화하면서 온라인 송금은 더 보편화되고 착오송금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착오송금'이란 돈을 보내는 송금인의 착오로 인해 송금금액이나 금융회사, 수취인(받는 사람)의 계좌번호 등이 잘못 입력돼 이체된 거래를 의미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5~2019년) 착오송금 반환 청구 건수는 약 47만729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미반환 건수는 25만6349건이다. 금액 기준으로 반환 청구 금액은 1조922억원인데 돌려받지 못한 금액은 5440억원이다. 미반환율이 건수 기준 54.5%, 금액 기준 49.8% 수준이다. 착오송금이 발생하면 절반 정도가 주인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는 실수 같은데 왜 반환율이 낮은 것인지 만약 착오송금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지방법원 민사부에서 재판연구원을 역임한 엔케이법률사무소 나종혁 변호사의 조언을 들어봤다.

다음은 나종혁 변호사와 일문일답.

-착오송금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착오송금이 발생한 경우, 가능한 한 빨리 자신의 송금은행에 잘못된 송금 사실을 알리고 반환청구를 해야한다. 요새는 은행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콜센터를 통해 손쉽게 가능하다. 반환청구가 접수되면 송금은행은 수취은행을 거쳐 수취인에게 반환을 요청하게 되는데 수취인이 빠르게 연락을 닿아서 반환에 응하면 착오송금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만약 수취인이 반환을 거부, 수취인과 연락두절 등의 이유로 수취인의 자발적인 반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해야 한다. 지급명령은 수취인의 주소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착오송금이 발생하면 재빠르게 은행에 이야기를 하고 여의치 않는 경우 변호사를 통해 법적인 절차로 해결해야 한다.

-소송은 어떻게 진행되나. 금방 돌려받을 수는 있나.

수취인이 특별한 사정없이 반환을 거부한다면 민사적·형사적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다.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하고 동시에 형사상 횡령죄로 고소함으로써 형사적 책임을 추궁하거나 수취인을 압박할 수 있다. 

형사고소가 들어가면 수취인이 심리적인 압박을 느껴서 임의 반환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경우 예상보다 빨리 돌려받을 수도 있다.

민사소송에서 승소하면 가압류, 압류 및 추심명령을 통해서 반환을 강제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상대적으로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사실이다. 민사청구는 인지, 송달료 등 별도의 법원관련비용과 발생하므로 비용대비 편익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점 때문에 소액인 경우 소송을 단념하는 경우가 많다. 착오송금 반환율이 절반 밖에 되지 않는 것은 이러한 점 때문으로 생각된다. 국가에서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압류계좌이거나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수취인이 반환할 능력이 없으면 어떻게 되나. 

수취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승소 판결을 받더라도 수취인이 경제적인 자력이 없는 경우는 현실적으로 돌려받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소송의 상대방이 자력이 없어 승소하여도 실익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은, 착오송금의 사례뿐만 아니라 민사소송 전반에 공통되는 문제점이다. 

-단순 실수 치고는 운이 없으면 대가가 너무 클 수도 있는데.

착오송금은 단순한 실수니까 금방 되돌려 받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 반환율이 절반 밖에 되지 않고 반환 받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착오송금은 예방이 최선이다.

최근 간편송금 등이 보편화되면서 더욱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직접 계좌번호를 입력하기 보다는 최근 거래내역에서 계좌정보를 선택하여 송금함으로써 입력과정에서의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거래가 잦은 사람이라면 자주 사용하는 계좌로 등록해두는 것이 좋다. 또 은행이 제공하는 지연이체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결국 자신의 재산은 스스로 지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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