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CPI 전년 동기 대비 3.4% 소폭 상승
더딘 물가안정 속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 有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이미지=금융경제신문)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이미지=금융경제신문)

[금융경제신문=송진우 기자]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다. 주거비는 소비자물가의 3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예상치를 상회하는 주거 가격 상승이 이번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반등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둔화된 물가 상승세가 12월 다시 오름세를 기록하면서 시장이 기대하는 올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멀어져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12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4% 소폭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3.2%)를 상회하는 수치며 11월 소비자물가지수(3.1%) 대비로도 0.3%p 높아졌다.

이어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12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9% 상승했다. 11월 근원 CPI(4.0%) 보다는 0.1%p 낮아진 수치다. 이것 또한 시장 예상치(3.8%)보단 높았다.

근원 CPI가 3%대 후반을 기록한 것은 2021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 수준을 고점으로 지속적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6.6% 수준에서 고점을 형성한 이후 상대적으로 완만한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12월 CPI가 인플레이션 둔화를 보여주지 못함에 따라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연준은 시장 기대와 달리 3월 금리 인하를 지지하지 않았다”며 “여전히 너무 높은 CPI 수치는 올 봄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신호와 반대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높은 물가 상승에도 핵심 물가의 전년대비 안정세는 지속됐다. 올해 2분기 중반까지 전월대비 물가 오름세가 유지되더라도 기저효과로 전년대비 물가 안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고용시장 수급 개선과 서비스 물가 간 시차(4~5개월), 주택가격과 주거비 간 시차(18개월) 등을 고려할 때 물가의 상방 압력 재부상은 제한적이다”고 전했다.

또한 하 연구원은 “연준(Fed) 위원들의 올해 금리 인하 필요성에 공감을 하지만 3월 금리 인하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더딘 물가 안정 속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향후 미국 근원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근원 인플레션의 경우 작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둔화하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고용호조 약화와 함께 전월대비 물가상승률이 크게 떨어졌다”며 “최근 미국 임대료 상승률 둔화 영향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를 기점으로 전체 물가상승률과 격차를 빠르게 좁혀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오 연구원은 “올해는 미국 경기둔화 영향 등으로 인플레이션 하방 압력이 높아질수 있다. 현재 세계경제는 고물가 및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실질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며 소비둔화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향후 중동불안 사태 불확실성을 제외할 경우 경제여건 측면에서는 경기둔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약화 가능성이 부각된다. 이에 따라 향후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년 연초 정도에 물가목표에 수렴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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