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 의료비, 식료품 가격 등이 1월 CPI 상승 견인
금리 인하 전망... 올 하반기로 후퇴

13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는 1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1%, 전월 대비 0.3% 각각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사진=픽사베이)
13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는 1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1%, 전월 대비 0.3% 각각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사진=픽사베이)

[금융경제신문=송진우 기자] 미국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각) 1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1%, 전월 대비 0.3% 각각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9%와 0.2%를 모두 상회하는 수치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기 대비 3.9%, 전월 대비 0.4% 각각 상승하며 이 또한 시장 예상치인 3.7%와 0.3%를 모두 상회했다.

서비스에 포함되는 주거비와 의료비, 식료품 가격 등이 1월 CPI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부에 따르면 주거비는 전월 대비 0.6% 상승하며 전체 상승률의 3분의 2 이상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가량 상승했다. 또한 식품 가격은 전월 대비 0.4% 증가했고 에너지는 휘발유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0.9% 감소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미 국채 금리가 상승했고 국내 금리도 동반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1월 CPI가 지난 2021년 3월 이후 34개월 만에 2%대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금리 인하 전망은 올해 하반기로 후퇴하고 있다.

오스탄 굴스비 미국 시카고 연은총재는 향후 몇 달 간 인플레이션이 더 높게 나올 수 있으나 중앙은행의 2% 목표에 대한 경로에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물가지표를 한 달의 수치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연준의 2% 물가 목표는 CPI가 아닌 PCE 물가임을 강조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오스탄 굴스비 미 시카고 연은총재의 발언 등을 미뤄봤을 때 연준(Fed)은 과도한 금리 하락도 원하지 않지만 마찬가지로 과도한 금리 상승도 원하지 않는 듯하다. 구두 개입을 통해 경제가 나름 양호하면서도 디스인플레 압력이 있는 현재 이 순간의 금리 레인지 안에 채권시장을 가두고 싶은게 아닐까 싶다”며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연준 인사들의 개입은 언제나 환영이다. 이미 금리가 오버슈팅 후 진정되기 시작했으니 다시 물가지표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지표로 인해 깜짝 놀랄 일은 많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CPI 지표에도 불구하고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감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이에 미국채 투자 심리는 높게 유지되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상황”이라며 “NH투자증권은 美 10년 금리의 상단이 4.13~4.22%라고 예상하며 해당 레벨 위에서 대기 매수 흐름은 유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내용을 보면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하다. 연준(Fed)에서는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대부분의 품목에서 물가 둔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현재 상품 물가에 한정된 물가 둔화로는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결국 현재의 물가 둔화 트렌드와 전반의 상황에서 1분기 중에는 2%대 물가 둔화는 어려워 보인다. 또한 공급 관련 물가의 상방 리스크나 노출된 상황으로 물가 둔화의 속도는 시장이 앞서서 기대했던 속도보다는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전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빗나간 2%대 예상에 금융시장은 비 내리고 있다. S&P500, 미 국채 10년물 금리, 달러 인덱스는 일제히 견고한 물가에 실망한 분위기였다. 이는 코스피, 닛케이 등 아시아장으로 옮겨가는 상황이다. 특히 3개월 만에 달러당 150엔을 돌파하면서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이 환시 구두 개입에 나서기도 했다”며 “CPI 상승폭 축소만 보면 반응이 다소 과도하다고 판단되나 예상치 상회에서 비롯된 금리 인하 기대 훼손이 시장을 지배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1월 CPI 발표 이후 CME FedWatch 기준, 3월 동결 확률은 90%대로 진입했고 5월의 경우 39.3%→77.5%로 급등했다. 상상인증권은 금리 인하 시점이 6월로 지연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번 CPI의 디스인플레이션 궤적 이탈에도 그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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