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뉴시스 제공)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뉴시스 제공)

[금융경제신문=송진우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올해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연준은 지난달 31일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고 파월 의장은 올해 3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다고 밝힌 바 있다.

4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미국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인) 2%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더 확인하고 싶다.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조치를 취하기 전에 더 많은 자신감을 갖길 원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를 여전히 상회하고 있지만 고용시장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경제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어 그는 “중앙은행이 올린 금리 인하를 신중하게 진행할 것이다. 시장의 예상보다 상당히 느린 속도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2%로 하락할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하다. 7주 후인 3월 회의 전까지 그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 금리 인하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금리 인하 시점의 질문에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너무 빨리 움직일 위험과 너무 늦게 움직일 위험을 비교해 실시간으로 판단한다. 기대하는 바에 따르면 그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몇 달간 인플레이션이 계속 내려갈 것으로 확신한다며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지속 가능하게 내려오는지 좀 더 확신을 얻고 싶을 뿐”이라고 전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FOMC에서의 내용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내용을 언급했다”며 “다만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한 자신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줘 향후 물가지수 둔화 폭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헤드라인 수치가 좋은 고용시장 관련 지표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이야기한 물가안정의 더욱 큰 확신(greater confidence)은 서비스 주도의 디스인플레이션을 지칭한다. 서비스 물가의 하향 안정화는 임금 상승률 둔화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향후 몇 개월간 그런 흐름이 나타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간의 조기 인하 기대는 다소 과대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연준이 하반기(7월) 들어 금리 인하에 착수할 것이라는 기존의 시각을 유지한다”라고 전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발표된 미국의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31.7만건으로 전월(27.8만건) 및 컨센(15.5만건)을 대폭 상회하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또한 실업률과 시간당평균임금도 예상 밖의 호조세를 보이는 등 미국 고용시장은 생각 이상으로 견조한 상태”라며 “이번 고용 호조로 미 10년물 금리는 20bp 가까이 급등하며 4.05%대까지 상승했으며 이는 연준의 3월 금리인하 기대를 후퇴시킴에 따라 증시의 하방 압력을 만들어낼 소지가 다분했다. 하지만 이미 시장은 1월 FOMC 이후 3월 금리인하 무산 가능성을 반영해왔다고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1월 고용 서프라이즈로 인해 미국채 금리는 급등했고 선물·스왑시장도 연내 인하 반영 폭을 6회에서 5회로 1회 축소했다”며 “이번 주에는 1210억 달러 규모의 미국채 3, 10, 30년물 입찰과 CPI Revision이 공개된다. 작년 2월에 노랜딩 내러티브 탄생을 주도한 경험이 있는 만큼 경계감도 크지만 이를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월 FOMC 성명서는 지난 2019년 1월과 유사했다. 지난 2018년 마지막 인상은 12월이었지만 (이번 사이클과 마찬가지로) 연준의 실기를 우려한 시장은 11월부터 강세장을 만들었다. 연준의 첫 금리 인하는 지난 2019년 7월에 시작됐지만 미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는 각각 178bp, 157bp하락했다”며 “하나증권은 2006년과 2018년 최종금리 도달 이후 첫 인하까지 금리 흐름을 감안해 미국채 10년물 금리 하단을 3.5% 전후로 전망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김 연구원은 “연준은 3월 FOMC에서 QT감속(테이퍼링) 논의안 발표를 통해 시장 우려를 선제적으로 완화시켜줄 가능성이 높다”며 “TGA와 역레포가 지준 버퍼 역할을 더 이상 해줄 수 없는 6월 전후로 연준이 금리 인하를 통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덧붙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체적인 흐름은 긍정적일 전망이다. 빠르면 올해 2분기 중 금리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채권금리 하향안정을 의미한다”며 “대신증권 미국채 10년물 24년 4분기 전망은 3.85%이고 25년 연간 전망은 3.45%이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채권금리의 방향성은 우하향이라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다만 단기적으로는 채권금리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할 시점이다. 1월 FOMC 이후에도 레벨다운되었던 미국채 10년물은 지난 주말 미국 고용지표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반등세를 보였다. 중요 지지권이자 분기점이었던 3.85%에서 상승반전하며 다시 4%대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미국채 10년물의 추가적인 반등시도를 예상한다”며 “최근 채권금리 하락의 중심에 자리했던 New York Community Bank 급락발 상업용 부동산 불확실성이 진정되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 양상이 고조되면서 유가 반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경우 물가 불확실성을 자극하며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김 연구원은 “그동안 채권금리 하방압력을 높였던 변수가 완화되는 가운데 견조한 물가, 경기 상황이 예상됨에 따라 미국채 10년물은 직전 고점 수준을 넘어서는 4.2% 수준까지 반등이 가능하다고 본다. 단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선물시장에서 차익실현 심리가 커질수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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