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금융업 인가 지체 아쉬움 불구

은행과 합병 시너지 덕 수익 급증세

■ KB증권/윤경은 사장

“가급적 빨리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윤경은 KB증권 사장은 신년인터뷰에서 단기금융업 인가 절차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현재 합병 2년차를 맞은 KB증권은 자산관리(WM)부문 등에서 은행과 시너지를 내며 수익이 증가했다.

KB증권은 KB금융그룹 주요 계열사로서 ‘하나의 기업, 하나의 KB’라는 가치 아래 고객들에게 전문적인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혁신을 거듭하고 은행, 보험, 캐피털, 자산운용 등 계열사들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KB증권의 순이익은 약 1589억원을 기록했다. 통합 첫해인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이 91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합병 후 시너지가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자산관리(WM)다. 올해 상반기 증시 활황에 거래대금이 증가했고, KB국민은행과의 소개영업 등도 시너지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리테일과 홀세일 등 위탁·자산관리부문 수익은 123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971억원 증가했다. 주식 수탁수수료와 시장점유율도 높아졌다. 합병 전인 2016년 주식 수탁수수료는 약 2288억원이었다. 지난해에는 2796억원이었다. 올해는 1분기에만 1176억원으로, 통상 연수입의 절반을 한 분기 만에 벌었다.

시장점유율도 합병 전인 2016년 기준 7.39%에서 지난해 8.41%로, 올해는 1분기 기준 9.09%까지 올랐다.

WM 복합점포는 지속해서 확대됐다. 2016년 말 24개였던 복합점포는 작년 말 50개로 늘었고, 올해는 59개까지 증가했다.

반면 기업금융(IB)과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의 올해 실적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IB는 올 상반기 629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보다 87억원 줄었다. S&T는 40억원을 기록, 지난해보다 725억원 감소했다.

직원 수는 증가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본사관리와 영업, 리테일 직원 수는 정규직 2184명, 기간제 근로자 594명으로 총 2778명이었다.

통합 초기인 지난해 3월 기준 직원 수가 총 2677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증가한 것이다. 당시 정규직은 2047명, 기간제는 630명이었다. 평균 근속연수도 12.1년에서 13.6년으로 늘어났고, 임원 수도 51명에서 53명으로 늘었다.

KB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1월 KB증권 출범 이후 ‘국민의 평생 투자파트너’라는 기지 하에 전사업부문에 걸쳐 균형 있는 사업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본원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라이제이션, 디지털라이제이션 등의 전략을 시행했다”며 “합병 이후 전략적 과제로 삼아 추진하고 있는 WM 변화가 구체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채권금리 하락(채권가격 상승)으로 채권 운용에서만 3300억원을 웃도는 이익을 거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증권사 실적(개별 기준)을 토대로 채권 관련 손익(채권 평가이익 및 매매미익·채권 평가손실 및 매매손실)을 분석한 결과, KB증권이 3351억원을 기록하며 증권업계 최대 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KB증권이 올해 거둔 채권 이익은 지난해 상반기(1621억원) 대비 106.7% 급증한 실적이다.


발행어음 인가 받아 초대형 IB 시동

그룹내 금융계열사 공조 효과 발휘

■ NH투자증권/정영채 사장

지난 3월 사장에 선임돼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국내 자본시장의 대표 플랫폼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의 영업모델에서는 브랜드나 가격경쟁력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자본의 힘과 리스크 인수 능력에 기반한 상품경쟁력, 솔루션 역량, 양질의 서비스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NH투자증권의 4조8000억원의 자기자본 외에도 100조원의 자본을 가진 농협상호금융,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등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부족한 자기자본을 보완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한 바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초대형IB 사업의 핵심 축인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NH투자증권은 농협금융그룹 계열사의 지원을 통해 사업 시너지를 내고 있다.

KB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등도 은행 계열사와 함께 사업 부문을 보다 강화하고 있다.

실제 금융지주 내 증권사들은 은행을 제외하고 수익 창출에 있어서 핵심 계열사로 부상하고 있다. 산업 계열 증권사들이 구조적 한계로 인해 사업 확장이 쉽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사업 투자에 있어서 보수적인 은행권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는 점, 은행권과 겹치는 사업 영역에 있는 만큼 공격적 투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또한 금융지주사 내부 이해관계도 있는 만큼 계열사 수장의 장기적인 운영도 어렵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은행과 CIB(기업투자금융) 방식의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CIB란 상업은행(CB)과 투자은행(IB)을 결합한 말로 기업금융과 IB업무를 연계하는 업무를 의미한다.

최근 초대형IB사업 인가를 받은 NH투자증권은 범농협 계열사와 함께 밸류체인(은행-증권-캐피탈-저축은행 영업점 연계)을 구축해 공동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영역인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도 공동으로 나설 계획이다.

앞서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서대문 NH농협은행 본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800조원에 달하는 범농협 자금력을 바탕으로 NH투자증권의 투자은행(IB) 역량을 결집해 기업투자금융(CIB) 공동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투자은행(IB)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NH투자증권은 수수료 수익 감소에도 SK, 롯데 등 대기업 M&A와 유상증자 업무, 인수금융, 부동산 개발 등 다양한 자문업무의 증가로 IB 부문 수익성이 크게 좋아지고 있다.

하반기에도 NH투자증권은 현대오일뱅크, SNK 등 굵직한 기업공개(IPO) 딜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중 올해 IPO 시장 최대어인 현대오일뱅크를 대표주관하며 IPO 주관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부문별 경쟁력 ‘톱3’ 비전 천명

그룹협업 성과 상반기 순익급증 순항

■ 신한금융투자/김형진 사장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신년사에서 “한발 앞서 변화를 주도해간다면 기회를 만들어 성공할 수 있다”며 “사업 부문별 경쟁력을 업계 3위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비록 신한금융투자가 초대형 IB에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올 상반기의 활약상은 초대형 IB에 선정된 대형사 부럽지 않았다.

이번 상반기 4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 가운데 신한금융투자의 존재감은 크게 부각됐다.

신한금융투자는 이익규모나 증가폭이 크게 늘어나며 그룹내 위상은 물론 증권업계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8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껑충 뛰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분기 순이익도 858억원으로 작년 2분기(478억원) 대비 79.5%나 증가했다. 1·2분기의 호실적을 감안해 올해도 사상최고 순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실적 상승세가 커지면서 지주 전체에서의 순익 비중도 지난해 같은 기간(4.96%)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0.17%로 성장했다.

그룹내 순익 비중이 커지면서 신한금융투자의 존재감은 부각됐다. 다른 금융지주들도 늘긴했지만 신한금투의 순익 비중 증가가 특히 두드러졌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투자가 특히 호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상반기 증권업의 시장거래 활황에 따른 위탁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그룹 협업 시너지가 이전보다 더 확대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투자가 거둔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는 지난해보다 8.6% 늘어난 67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개인자산관리(PWM)에 대한 그룹 협업 시너지로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그룹과의 시너지가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IB부문은 글로벌&그룹 투자은행(GIB) 플랫폼을 통한 수수료가 크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IB 부문 수수료 수익은 359억원으로 전년대비 47%가 뛰었다.

또한 신한금융투자는 그룹 자본시장 역량을 집결한 GIB를 선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 방침에 따라 국내 증권사 최초로 인도네시아 아이스크림 생산 기업인 캄피나의 IPO를 주관했으며 베트남 현지기업 Gelex의 회사채 발행 주관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나가며 해외 우수 상품 등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향후 미중 무역갈등 등 불확실성 확대로 증권업에 직격탄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리테일보다 IB나 개인자산관리와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통한 실적 확대 기여도가 커지고 있다”며 “향후에도 증권사의 실적 경쟁력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률 제고로 철저한 고객 자산관리

증자 통한 IB 사업 강화로 수익 개선

■ 하나금융투자/이진국 사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평소 “자산관리의 명가로서 고객 자산의 수익률을 중시하며 고객자산의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금융투자인의 소임”이라며 강조하고 있다.

최근 하나금융투자는 증자를 통한 IB사업 강화로 수익률 제고에 나선 모습이다.

그간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간의 차별화 전략은 부재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유사한 전략을 펼치며 향후 실적 차이에 더욱 민감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 상반기에만 7000억원의 증자를 통해 IB 사업 강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실시한 ‘One-IB’ 전략은 금융투자뿐 아니라 하나금융그룹 내의 IB 조직과 자원을 융합한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해외대체투자 등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100% 자회사인 하나금융투자에 7000억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증자 후 하나금투의 자기자본은 2조7000억원으로 신한금융투자를 약 5000억원 차이로 바짝 뒤쫓게 된다. 업계에서는 하나금투가 이른 시일 안에 자기자본을 3조원 이상으로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기자본이 3조원 넘는 증권사는 프라임 브로커리지와 기업 신용공여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총 7개다. 여기에 하나금투가 합세한다고 가정할 경우 NH농협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의 4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가 모두 포함된다.

이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리테일 전략은 대동소이하다. 신한, KB 등이 복합점포를 늘리는 상황에서 하나금투는 메가점포를 추가 출점할 계획이다.

기업금융 부분에서도 유사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한금투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금융(CIB)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복합점포인 신한창조금융플라자를 각지에 뒀다.

KB증권도 전국 주요 산업단지에 8개의 CIB센터를 열었다. 또한, 대구·경북 지역 공략을 위한 대구 CIB센터도 개설했다. 하나금투도 CIB 제도를 재도입하고 지난해 은행 IB 조직을 금투 건물로 옮기는 등 변화를 단행했다.

금융지주가 비이자이익 다각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각 증권사도 서로의 실적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현재 하나금투는 주요 은행계 증권사 중 지주 내 순이익 비중이 5%대로 가장 열악하다. NH투자증권의 경우 20% 이상의 비중을 나타냈고, KB증권, 신한금투 등도 이전보다 지주 내 기여도가 높아졌다.

이에 하나금투는 올해 3000억원의 이익을 달성한다는 공격적인 목표치를 내걸었다. 이 목표치를 반영할 경우 하나금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가 넘게 돼 앞으로 하나금투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